[광저우 아시안게임] 태극神弓 천하 28년… 남자양궁 8연패
입력 2010-11-22 21:22
중국은 한국을 옛날부터 동이족(東夷族)이라고 불렀다. 활을 잘 쏘는 민족이라는 뜻이다. ‘신궁(神弓)’ 남자 양궁이 단체전에서 아시안게임 8연패라는 대기록을 수립했다.
한국 양궁 남자 대표팀은 22일 중국 광저우 아오티 아처리 레인지에서 열린 대회 남자 단체전 결승전에서 중국을 222대 218로 격파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은 이로써 1982년 인도 뉴델리 대회 이후 올해까지 남자 단체전에서 무려 8차례나 연속 우승했다. 전날 금메달을 딴 여자 단체전에서도 한국은 4개 대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은 바 있다.
한국은 에이스 임동현(24·청주시청)과 고교생 신궁 김우진(18·충북체고), 베테랑 오진혁(29·농수산홈쇼핑)이 출전했다. 임동현은 2002년 부산 대회와 2006년 도하 대회, 이번 대회까지 3차례 연속으로 단체전 금메달을 땄다.
경기는 당초 한국의 낙승으로 예상됐지만 홈팀의 이점을 가지고 있는 중국은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결국 엎치락뒤치락하는 접전 끝에 한국이 승리했다. 한국은 선수 3명이 2발씩 4엔드를 치르는 경기에서 임동현과 김우진, 오진혁 순으로 출전시켰다.
한국은 1엔드에서 56점을 합작하며 중국과 동점을 이뤘다. 2엔드에서는 김우진과 오진혁이 내리 10점을 쏘며 기선을 제압하는가 싶었지만 2번째 시도에서 중국의 세 선수가 모두 10점을 기록하며 55-58로 3점을 뒤진채 3엔드를 맞았다.
3엔드에서 임동현과 오진혁이 첫 발에서 각각 10점을 쏘며 추격의 신호를 알렸다. 임동현은 두 번째 발에서도 10점을 기록하며 총 점수에서 168-169로 중국을 한 점차로 바짝 따라 붙었다.
마지막 4엔드에서도 양 팀은 접전을 벌여 보는 이의 가슴을 졸이게 만들었다.
한국은 첫 주자 임동현이 8점-8점, 막내 김우진이 10점-10점, 마지막 주자 오진혁이 8점-10점으로 경기를 마쳐 8연패 달성에 위기를 맞는 듯했다. 이어 쏜 중국은 첫 번째 선수가 9점-9점을 기록했으나 두 번째 선수가 8점을 쏜 뒤 6점으로 어이없는 실수를 범한 데 이어 마지막 선수가 8점-9점을 기록하는 바람에 한국의 극적인 금메달이 확정됐다.
광저우=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