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택 부회장 “삼성 총괄조직, 소통 중점”… 폐쇄적 그룹 이미지 벗나

입력 2010-11-22 17:54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 조직(옛 전략기획실) 책임자로 내정된 김순택 삼성전자 부회장은 22일 “신설되는 그룹 총괄조직은 미래 신사업과 소통, 상생에 중점을 두고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부회장은 이날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과거보다는 미래를 대비해 신사업을 육성하고, 우리 사회와 삼성 내부에서 바라는 소통과 상생을 실현하는 방향으로 그룹 총괄조직을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회장 비서실장’ 역할을 맡게 된 김 부회장이 2년여 만에 복원되는 그룹 총괄조직의 성격을 처음 밝힌 것이다.

비자금 조성과 경영권 편법승계 주도와 같은 옛 전략기획실의 부정적 이미지를 벗고 미래를 준비하는 기능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우선 김 부회장이 지난 1년간 이끌어온 신사업추진단의 인사들과 주요 계열사에서 신사업 업무를 담당하던 젊은 인재들이 그룹 총괄조직에 다수 발탁돼 신사업 발굴 업무를 주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내부 인력뿐 아니라 외부 인재들도 적극 영입할 계획이어서 조직 규모가 옛 전략기획실(100여명)보다 훨씬 커질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그룹 총괄조직의 규모는 200명 선으로 예상된다”며 “기존 내부 인력만으로는 신사업 추진에 한계가 있어 고급 외부인력 수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삼성은 이공계 전공자이면서 인문사회·경제경영 분야에도 해박한 통섭형 인재를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회장이 소통과 상생을 강조한 것도 주목된다. 삼성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만들어낸 의사소통 방식을 개선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에선 회사에 안 좋은 사안이면 무조건 덮으려 하는 등 기업문화가 폐쇄적이었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 부회장도 이를 감안한 듯 그룹 총괄조직을 맡게 된 소감을 묻는 질문에 “우리 사회와 삼성 내부 구성원들이 삼성에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잘 생각해서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비밀주의적 성향이 있는 기업문화가 바뀔지 주목된다.

김 부회장은 그룹 총괄조직 구성 및 인선에 대해 “가능한 빨리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확한 시기에 관해선 확답을 피했지만 늦어도 다음 주까지는 조직 구성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룹 총괄조직 신설에 맞춰 사장단 인사도 예년보다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관계자는 “지난해엔 12월 15일에 사장단 인사를 했지만 올해는 1주일 정도 당겨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