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국방 “美 전술핵 한반도 재배치 검토”

입력 2010-11-23 00:09


보즈워스 “北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심각한 도발행위”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22일 북한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에 대응해 미국의 전술 핵무기를 한반도에 재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오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 종합정책질의에 출석, “미국의 전술핵 재배치를 고려할 생각이 있느냐”는 한나라당 이종혁 의원의 질문에 “(한·미 간) 핵 억제를 위한 위원회를 통해 협의하면서 지금 말한 부분도 검토해보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또 “(북한의 핵 움직임을) 타격할 능력을 갖추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정부가 그랜드 바긴(일괄 타결)을 제안한 배경 중 하나가 농축 우라늄 문제였다”면서 “9·19 공동성명에 농축 우라늄 문제가 들어 있지 않아 새판을 짜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북한의 우라늄 농축은 대북 정책의 허점을 드러낸 것’이라는 지적에 이같이 답하고 “북한이 농축 우라늄 제조를 위해 자재를 들여온다는 사실을 주시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전날 밤 방한한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이날 한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조찬 회동을 갖고 대책을 논의했다. 그는 외교부 청사에서 약식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은) 우리가 거의 20년 동안 대처해 온 아주 어려운 문제”라며 “매우 실망스럽고 심각한 일련의 도발 행위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그는 “포용을 위한 포용이나 단지 대화를 위한 대화를 믿지 않는다”면서 “북한이 먼저 비핵화에 진전을 보여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정부 고위 당국자도 “대화와 제재 투 트랙 접근법 등 기존 정책을 지속할 것”이라며 “외교적 방법 외에 제재와 압박도 방법이 될 수 있지만 추가 제재는 현재까지 논의된 게 없다”고 말했다.

위 본부장은 보즈워스와 회담 직후 중국 베이징을 방문했다. 그는 도착 직후 “(북한의 우라늄 농축 시설은) 심각한 우려의 대상이고 그에 상응하는 대처와 협의를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의 핵 전문 싱크탱크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는 “북한이 최근 공개한 1000개의 영변 원심분리기와 별도의 원심분리 설비를 과거에 비밀리에 구축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