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길 부산시 행정부시장 명예퇴직 “부산시민 위해 봉사하며 살 것”

입력 2010-11-22 19:30


“30여년 공직생활을 잘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부산 시민들 덕분입니다. 여생을 시민들을 위해 봉사하며 보내겠습니다.”

부산시 고위 간부가 후진들을 위해 조기 퇴임하면서 ‘낙하산 인사’ 관행을 깨고 ‘무보수 봉사직’을 선택했다. 배영길(57·사진) 부산시 행정부시장은 23일 명예퇴임식을 가진 뒤 대한적십자사 부산지사 회장으로 취임한다고 22일 밝혔다.

그동안 대부분의 간부들이 퇴임 후 공사·공단 등에 임원으로 임용되면서 ‘낙하산 인사’란 잡음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에 정년을 3년 앞둔 배 부시장의 ‘아름다운 선택’은 의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배 부시장은 공직생활 기간 투철한 공복(公僕)의식으로 직원들 사이에서 ‘함께 일하고 싶은 상사’에 첫 번째로 꼽힐 정도로 두터운 신망을 얻었다. 특히 그는 ‘행정의 달인’으로 인정받으면서 인맥과 경험으로 한창 능력을 과시할 시기에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기 위해 과감하게 명퇴를 결정했다.

배 부시장이 공·사석에서 “공직생활을 마치게 되면 공기업 사장 등으로 절대 가지 않겠다”는 소신을 여러 차례 피력해온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그의 행보가 높게 평가 받고 있다.

이 같은 배 부시장의 능력과 덕목을 인정해 한적 부산지사는 최근 전포동 부산지사 사무실에서 이사회를 열고 김영환 현 회장의 후임자로 배 부시장을 만장일치로 선출했다. 한적 부산지사 회장은 임기 3년의 무보수 명예직이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