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기독대안학교-GVCS] “졸업생 15% 국내대 입학… 다수는 영어권 학교 진학”

입력 2010-11-22 14:57


국내 최대의 기독교 대안학교는 글로벌선진기독학교(이하 GVCS·Global Vision Christian School)다. GVCS 남진석(53·사진·여의도침례교회 협동목사) 이사장을 서울 여의도동 사무소에서 만나 학교운영 철학과 비전을 들어봤다.

-재학생과 졸업생은 어떻게 됩니까.

“재학생은 900여명이 됩니다. 5회에 걸쳐 190명을 졸업시켰습니다. 15% 정도가 국내 대학에 진학하고 나머지는 영어권 학교로 가고 있습니다.”

-학교를 운영하면서 재정 문제가 컸을 것 같습니다.

“사실 재정은 두 번째 문제입니다. 교육 수요자와 공급자가 교육철학과 비전을 공유한다면 문제되지 않아요. 더 큰 문제는 근본적으로 교육 수요자들의 요구가 여전히 왜곡돼 있다는 겁니다. 인성교육과 품성교육을 중시한다고 하지만 당장 입시를 망치게 되면 인정사정없어요. 이렇게 교육에 대한 잘못된 풍토를 재정립하는 과정이 정말 어렵습니다. 교육운동은 정말 교육철학을 공감하는 작업이라고 생각해요.”

-기독교 교육을 진행하면서 겪는 어려움은 무엇입니까.

“요즘 학생들은 대개 외동아들이나 2남매 중 아들, 딸에 해당됩니다. 그렇다보니 같이 사는 법을 제대로 배우지 못했습니다. 우리 학교에 오면 기숙사 생활을 해야 합니다. 여기에서 사회화의 과정을 거치게 되는 거죠. 가장 사춘기가 왕성한 시기에 공동생활을 하니 힘든 건 당연합니다. 하지만 성경 말씀처럼 통과하긴 어렵지만 통과만 하면 정금처럼 빛나게 돼 있습니다.”

-학부모들의 요청은 어떻습니까.

“우리 학교에 문을 두드리는 학부모는 크게 두 가지 부류로 나뉩니다. 하나는 정말 기독교 교육을 위해 왔기 때문에 어떤 일이 있어도 영성교육에 변함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분들입니다. 이분들은 신앙관이 분명하니 학교가 추구하는 방향에 따라줍니다. 다른 하나는 문제 학생을 둔 부모들입니다. ‘제발 받아주기만 해도 감사하다’는 분들입니다. 문제는 아이들의 품성과 신앙이 잡히면 부모들의 요구가 세속적인 것으로 바뀐다는 겁니다. 즉 좋은 대학에 보내 달라는 거죠. 물에 빠진 사람 건져냈더니 보따리 내놓으라는 것처럼 말입니다(웃음).”

-어떻게 기독교 대안교육을 시작하게 됐습니까.

“저는 기독교한국침례회 소속 목회자입니다. 침신대 신학과를 졸업하고 군목으로 11년간 근무하고 소령 예편했습니다. 다른 군목들과 달리 특이한 점이 있다면 특전사와 미8군에 있었다는 겁니다. 1994년부터 서울 봉천동 효성교회 담임목사로 가서 목회도 했습니다. 그때 교육목회의 중요성을 배웠어요.”

-봉천동과 기독교 대안학교가 어떤 관계가 있다는 말씀입니까.

“사실 봉천동은 한국 최고의 대학들이 근처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하지만 당시 봉천동 아이들에겐 그 대학들이 그림의 떡이었습니다. 그 이유는 부모의 직업이 변변치 않다보니 새벽부터 아이들이 방치됐던 겁니다. 그 아이들이 몰려다니다 보니 정상적인 교육이 가능하겠습니까. 그때 교육적으로 소외가 없도록 하자는 생각에 빈민 교육목회를 꿈꾸게 됐고 영어캠프를 시작했어요. 미8군 군목시절 친하게 지내던 원어민과 미국 한인교포를 초청했죠. 영어로 교육을 하면서 복음전도의 수단으로 아주 좋은 통로라는 걸 깨닫게 됐어요. 98년 미국에 가서 이민목회를 하면서 앞으로 세계화가 되어 글로벌 시장이 구축되면 분명 언어소통이 되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걸 느꼈고 그때 학교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다 2003년 학교를 열게 된 겁니다.”

-기독교 대안학교가 왜 중요한 겁니까.

“자사고와 외고, 예술고, 과학고 등 특목고 출신이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신입생의 30%를 차지하는 시대입니다. 사회 진출의 개런티가 되다 보니 특목고에 보내기 위해 초등학교 4학년만 돼도 선행학습을 해요. 그러다보니 아이들이 사춘기 때 겪어야 할 신앙적 철학적 고민들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공부하는 데만 시간을 쏟아요. 이러다보니 목사와 장로, 권사, 집사 아들 딸이 이런 입시경쟁에 들어가면 교회에 출석할 틈이 없는 겁니다. 그러다 대학에 들어가면 쾌락적인 문화에 빠지게 됩니다. 철학적 사고 한번 없었던 아이들에게 물밀 듯 밀려드는 유혹을 제어하지 못하고 그냥 무너지게 됩니다. 이런 특목고 입시 트랙 속에서 아이들을 빼와야 합니다.”

-기독교 대안교육의 성과가 있다면 뭡니까.

“사실 신앙적으로 교육하고 스포츠와 같은 다양한 동아리 활동을 하면 학습시간이 줄기 때문에 공교육 시스템의 아이들과 경쟁이 안 될 줄 알았어요. 그런데 아이들을 학원에 하루 종일 돌리지 않아도 충분히 신앙생활하고 여러 활동을 통해 살아가는 법을 배워 경쟁력이 있더란 말입니다. 부모님들이 신앙생활을 희생시키면서까지 공부를 외치는 게 틀리다는 걸 입증한 겁니다.”

-비기독교인 학생이 들어올 경우도 있습니까.

“물론입니다. 학생들이 지원을 하면 우선 하나님과의 관계를 체크합니다. 타종교나 무신론 학생의 경우 기독교 교육을 받아들이겠다는 서약을 받은 다음 입학합니다. 어떤 면에서 신앙은 전혀 없지만 순수한 아이들인 경우 영적으로 성장하는 데 모태신앙인 학생들보다 더 빠른 경우가 있어요. 우리 학교 시스템에서 믿음을 지니지 못한 학생은 한명도 없다고 100% 자부합니다. 그 학생을 통해 가정이 복음으로 변화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학비는 어느 정도 됩니까.

“수업료는 연 400만원, 기숙사비가 연 700만원 수준입니다. 수업료와 기숙사비, 기타 활동비를 포함하면 학생 1명당 연 1300만원가량 들어간다고 보면 됩니다.”

-현장에 계신 분으로서 기독교 대안교육의 전망을 말씀해 주시죠.

“기독교 대안교육은 공교육 현장에서 부적응한 아이들을 교정, 교화시키는 교육이 아닙니다. 대안교육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새롭게 발생하고 있는 교육적 욕구에 따른 교육이라는 겁니다. 대안교육이 성공하기 위해선 창의력 교육을 핵심으로 삼아야 합니다. 그리고 대안학교 운동 차원에서 전략적일 필요가 있습니다. 교육 수요와 공급이 어느 정도 맞아야 하는데 좋은 학교가 생기면 수요가 늘어날 수 있습니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지역을 안배해 학교 성격별로 특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부모들이 신앙적으로 아이를 키우겠다고 생각하면 반드시 대안학교를 보내야 합니다. 입시교육에 충실한 공교육에서 신앙교육을 할 틈이 없습니다. 한국교회가 미래를 생각한다면 인재 양성의 함께 투자했으면 합니다.”

기획취재=정수익·지호일·백상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