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중국 의존도’ 갈수록 심화
입력 2010-11-22 18:43
우리나라 경제의 중국 의존도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수출뿐 아니다. 금융과 관광 등에서도 중국의 영향이 커졌다. 경제전문가들은 중국경제 변동에 따른 위험에 대비해야 하는 한편 중국시장 확대를 위해 온라인 시장을 공략하고 중국 관광객 유치를 위한 인프라 구축 등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산업연구원은 22일 ‘금융위기 이후 한국경제의 중국 의존도 추이와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금융위기 이후 중국경제의 호조에 힘입은 대중 수출 증가가 국내 경기회복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면서 한국경제의 중국 의존도가 크게 상승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2008년 상반기에서 2010년 상반기 사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4.2% 가운데 대중 수출의 성장 기여도는 2.2% 포인트로, 기여율이 52%인 것으로 분석됐다. 올 상반기 기준으로 총수출에서 대중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경제 위기 전 27% 안팎에서 31% 수준으로 높아졌다.
산업연구원은 “중국경제의 고성장 지속과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추진으로 중국시장 의존도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중국경제의 변동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코트라는 이날 ‘중국시장 공략 보고서’를 통해 “중국 온라인 시장이 소비자 간 거래(C2C) 시장에서 기업 대 소비자 간 거래(B2C) 시장으로 대형·전문화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 기업이 중국 내수시장 활로를 넓히려면 온라인 시장의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코트라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중국의 온라인 쇼핑 인구는 지난해 대비 59%나 급증한 1억4000만명을 넘어섰고 올해 온라인 시장 규모는 4조3400억 위안(약 74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또 중국 온라인 시장의 뉴 트렌드로 떠오른 모바일 쇼핑 규모는 25억 위안(약 424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4.5배나 증가했으며, 2012년까지 15배 이상 급팽창할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인 관광 유치 방안도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 중 중국인의 씀씀이가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된 만큼 중국 관광객 유치를 위한 관광인프라 구축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대한상의는 중국인 대상 관광 상품을 파는 국내 여행업체 296곳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59.7%가 ‘중국 관광객이 다른 나라 사람보다 돈을 더 많이 쓰는 편’이라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중국인이 한국을 찾는 이유는 절반이상이 쇼핑(20·30대의 젊은층 52.7%, 장·노년층 56.1%)이었다. 이들이 많이 사는 품목은 화장품과 외국산 명품이었다. 하지만 중국 관광객들은 한국관광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 39.6%가 ‘보통’, 21.6%가 ‘불만스럽다’고 응답했다. ‘만족한다’는 의견은 30.7%에 그쳤다.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중국의 해외관광 러시는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라면서 “중국 관광객들이 불만사항으로 지적한 열악한 숙박시설과 먹거리를 개선하고 중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관광안내원 확충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용웅 선임기자 yw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