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유 하나금융 회장, “외환은행 인수 임박… 작업 만전 기하라”

입력 2010-11-22 18:40

하나금융그룹의 외환은행 인수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22일 그룹 전략회의를 열고 임원들에게 “외환은행 인수가 임박했으니 인수 작업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에서는 외환은행 실사가 마무리 단계이고, 가격 협상도 사실상 끝난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금융 측은 ‘막바지’라고 수차례 강조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협상이 깨진다면 26일에는 우리금융 인수의향서(LOI)를 내야 하기 때문에 25일까지 결론을 짓는다. 거의 끝났다고 보면 된다. 막판 가격 협상 수준”이라고 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외환은행을 매력적으로 평가하지만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이나 대기업 여신 등 우리 금융시장 자체의 리스크(위험)를 높게 평가하면서 가격을 깎아 달라고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 관계자도 “조만간 론스타와 하나금융이 지분 매매계약서에 사인할 것으로 알고 있다. 인수 가격은 기존에 알려진 수준”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은 론스타와 협상이 최종 타결되면 이사회에서 추인을 받은 뒤 공시를 통해 공식 발표를 한다. 이런 절차를 감안하면 최종 발표 시기는 24일쯤으로 예상된다. 김 회장도 25일보다 하루나 이틀 정도 발표가 앞당겨질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인수 가격은 4조5000억원으로 알려지고 있다. 론스타가 보유한 외환은행 지분 51.02%의 시가에 경영권 프리미엄(10% 수준)을 감안한 금액이다. 다만 수출입은행이 보유한 외환은행 지분이 변수다. 수출입은행은 정부 정책에 따라 1999년 4월 외환은행 지분 32.50%를 샀다. 이후 론스타가 2003년 외환은행을 인수하면서 6.25%로 줄었다. 하나금융이 이 지분까지 사들이면 인수 가격이 5조원으로 오른다.

론스타는 수출입은행과 태그·드래그 얼롱(tag·drag along) 옵션을 맺었다. 태그 얼롱은 최대주주가 지분을 팔 때 2·3대 주주가 괜찮은 매각 조건이라고 판단하면 같은 가격으로 팔아 달라고 최대주주에게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김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