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교회학교, 위기를 벗으려면

입력 2010-11-22 15:32

[미션라이프] “교회학교가 예전같지 않다. 더 늦기 전에 개혁해야 한다.” 한 신학생이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이다. 교회의 어린이와 청소년 신자가 줄고 있다. 교회의 교사대학이 중단되거나 없어지고 있다. 대학의 기독교교육학과의 재적율이 감소하거나 아예 폐쇄돼가고 있다.

20일 열린 한국기독교교육학회 학술대회에서 한미라 교수(호서대학교 기독교교육학)는 ‘한국 기독교교육학의 비판적 성찰’이라는 주제의 발제에서 “교회학교 교세 감소를 저출산이나 입시위주 교육제도 등 외부 환경 탓으로만 돌릴 것이 아니라 교회 내부적 점검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교수는 또 “교육과 예배가 이원화되어 있는 예배 위주의 목회정책하에서 기독교교육은 전문성을 갖추기 어렵다”고 말했다.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교사교육의 부재 때문에 ‘평신도 비전문가 교사’가 성경 교육을 주도하고 있는 실상을 꼬집은 말이다.

교육내용과 교육방법의 내실화도 중요한 과제다. 한 교수는 “각 교단의 신학노선을 초월하는 성서의 기본 교리를 바탕으로 교회학교 교육과정을 개발해야 한다”며 교육방법에 대해서도 “신앙을 답습하고 암기하도록 하는 교육방법이 아닌 자신의 신앙을 창의적으로 표현하도록 돕는 방법을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빠르게 변하는 디지털 콘텐츠에 대한 교회학교의 느린 대처는 교회학교의 해묵은 문제점이다. 한 교수는 “성경 애플리케이션을 스마트폰으로 다운받아 보고 학생들도 학습 컨텐츠를 만들어 서로 교화하는 오늘날의 웹 환경에 비해 교회학교 환경은 빔 프로젝터 한 대도 구비하지 못할 정도로 열악하다”며 “기독교교육학에서도 IT와 접목한 웹 기반 수업을 영성교육과 연결시키기 위한 다양한 교수공학이 개발돼야 한다”고 밝혔다.

실천은 외면한 채 이론 작업에만 치중하고 있는 기독교 교육학계의 풍토도 꼬집었다. 지난 10년간 기독교교육학 교수들의 논문 중 이론적 논문이 89.5%, 실천에 관한 논문이 10.5%에 지나지 않아 교회교육 현장 개선을 위한 실질적인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게 한 교수의 분석이다.

한 교수는 “기독교교육은 학생들에게 이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상에 맞는 지식, 경험, 지혜들을 가르쳐 세상 속으로 파송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교육내용과 방법 또한 현재의 문화적 컨텍스트에 맞도록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곽새롬 인턴기자 toffh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