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기독대안학교-태화국제학교] “신앙교육·수준별 영어수업 통해 글로벌 리더 양성”
입력 2010-11-22 17:35
경기도 용인시 양지면에 위치한 태화국제학교는 기독교대한감리회 경기연회 감독을 지낸 박만용(75) 목사가 2006년 설립한 학교다. 크리스천 리더 양성을 목적으로 은퇴 후 학교를 설립한 박 목사로부터 기독교 교육의 중요성을 들어봤다.
-기도원에 기독교 대안학교가 있다는 게 독특합니다.
“이곳 태화산 기도원은 1982년 건립됐습니다. 제 평생에 꿈이 3가지가 있었어요. 하나님께 영광, 선교사 육성, 그리고 영어로 가르치는 기독교 대안학교 운영이었습니다. 44년 목회 가운데 2개는 이뤘는데 마지막 대안학교는 못했어요. 그래서 은퇴하면 반드시 기독교 대안학교를 시작해야겠다고 결심했죠.”
-영어로 교육하는 기독교 대안학교를 생각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경기연회 감독을 맡고 있을 때 해외연회 감독을 겸임했는데 미국과 유럽,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등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영어를 못하면 결코 세계적인 인물이 나올 수 없다는 걸 깨닫게 됐어요. 그래서 영어로 대안학교를 해야 세계를 움직일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어요. 좋은 인성 위에 신앙을 세우고 그 위에 학문이란 십자가를 세우면 이게 한 줌의 누룩이 되거든요. 누룩이 가루 서 말 전체를 부풀리게 하듯 분명 세계를 변화시킬 것이라 생각합니다.”
-미션스쿨도 기독교 교육이 가능하지 않습니까.
“거긴 일반학교와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교육부 정책에 얽매인 상태에서 종교교육을 한다는 게 쉽지 않습니다. 저도 감리교 내 미션스쿨을 다니며 설교해 봤지만 신앙교육이 잘 안 돼요. 여러 교단과 교회가 운영하는 미션스쿨이 지금처럼 힘을 잃은 것은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일부 인사들의 사리사욕 때문에 그렇습니다. 근본이념은 어느 정도 남아 있겠지만 성경 한 시간 가르친다고 어디 기독교 교육이 되겠습니까? 획일적인 교육이 아닌 ‘왜 공부를 해야 하는가’에 대한 자기정체성을 갖게 하고 신앙의 특수교육을 시켜야 해요.”
-학교의 장점을 말씀해 주시죠.
“특목고에 들어가더라도 명문대에 진학한 뒤 다시 유학을 가는 구조가 현재의 ‘정통코스’ 아닙니까. 우리는 학교를 졸업하면 곧바로 외국 유명대학으로 진학시킵니다. 강제로 주입식 교육을 하지 않아도 자율적으로 가능합니다. 물론 신앙과 인성, 학문적 교육이 뒷받침되는 겁니다. 올해 처음으로 4명의 졸업생을 배출하는데 2명이 미국 미네소타 주립대에 장학생으로 합격했습니다. 2명 역시 미국 주립대에 지원하여 결과를 기다리는데 합격을 자신합니다.”
-신앙교육이 중요한 이유는 뭡니까.
“하나님 제일주의로 살면 하나님이 책임져 주십니다. 내 상식, 지식, 경험으로 하면 거기서 끝납니다. 하지만 하나님을 중심으로 살면 그분이 책임져 주십니다. 교사들은 이 같은 저의 생각과 꿈에 동의하는 분들입니다.”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
“처음엔 시련도 있었습니다. 어떤 때는 후회하기도 했습니다. 가장 큰 어려움은 재정적 어려움이었어요. 그동안 사비로 10억원을 쏟아 부었습니다. 지금은 해소됐지만 팀워크를 이루는 데도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하지만 운영을 하면 할수록 참 잘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희가 초창기 뽑았던 학생들이 어느새 12학년(고3)이 됐습니다. 우리는 학생들을 기도로 키웁니다. 선생님들은 기도하면서 학생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학생들이 어느 학교보다 행복해한다고 자부해요.”
-부모 입장에서도 자녀와 떨어져야 하는 어려움이 있겠습니다.
“사실 학부모의 역할이 중요해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자식을 기숙학교에 뚝 떼어 놓는다는 게 쉽지는 않을 겁니다. 제가 부모님들께 늘 하는 말이 있습니다. 자녀는 무릎에서 키워서 내놓아야 한다고요. 그리고 기도하라고 합니다. 그러면 잘될 것이라고.”
-학사 운영은 어떻게 합니까.
“중학교 1학년에 해당하는 7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에 해당하는 12학년까지 60여명이 재학 중입니다. 국어와 국사를 빼곤 모두 영어로 수업합니다. 교과서는 기독교 가치관에 따라 서술된 미국의 영어 교과서로 합니다. 수업은 매일 오전 8시 큐티로 시작을 합니다. 오후 5시45분 수업을 마치면 7시까지 자유시간이고 9시30분까지는 자율학습을 해야 합니다. 영어수업은 5개 레벨에 따라 수준별 수업을 진행합니다. 영어교사는 8명이며, 원어민은 3명이 있습니다. 바이올린, 성악, 피아노, 플루트, 첼로, 기타, 드럼, 베이스기타, 골프, 축구, 농구, 탁구, 배드민턴 등 1인 1악기 1운동을 해야 합니다.”
-신앙교육은 어떻게 진행합니까.
“매학기 2박3일짜리 영성수련회로 시작합니다. 수업시간에도 성경과목이 있으며, 매일 새벽기도회가 열리는데 참석은 자율입니다. 오전 8시에 목사님과 함께 큐티를 하고 수업 때마다 선생님과 기도합니다. 점심에는 학생들 자체적으로 기도회를 갖습니다. 채플과 수요예배, 주일예배는 의무입니다. 매달 첫 번째 주 금요일은 학부모 초청 연합기도회가 열립니다.”
-궁극적 목적은 무엇입니까.
“사실 저의 목표는 사회를 이끄는 최상위 엘리트를 배출할 수 있는 교육기관을 만드는 것입니다. 심지어 이단도 교육의 중요성을 알고 엘리트 교육을 실시하고 있어요. 전국적으로 최상위권에 드는 아이들이 그 학교에 가서 공부하면 나중에 뭐가 되겠습니까. 한국교회엔 교회 건물 짓는 데 노력하지 차세대를 기르려는 노력이 없어요. 종국엔 재단을 구성하여 학교에 환원할 예정입니다.”
기획취재=정수익·지호일·백상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