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기독대안학교-쉐마기독학교] 소수정예 유대인식 교육… ‘물고기 잡는 법’ 가르친다
입력 2010-11-22 17:40
경기도 양주시 은현면에 가면 국내 최초로 ‘성경 중심의 쉐마교육법’을 도입한 쉐마기독학교가 있다. 신명기 6장의 쉐마 명령을 바탕으로 설립된 이 학교는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치는 유대인식 교육을 통해 영성과 지성, 감성과 인성을 겸비한 크리스천 리더 양성을 목적으로 한다. 우수한 교사진과 기숙사 생활을 통한 경건 훈련, 독특한 교과 학습 등이 시너지 효과를 내며 설립 5년 만에 알찬 대안학교로 성장했다. 내년부터 정부의 학력인증 학교가 되면 명실상부한 크리스천 리더 양성 학교가 될 것으로 쉐마기독학교는 기대하고 있다.
◇공교육엔 부족한 것, 쉐마가 채운다=쉐마기독학교는 2006년 3월 개교했다. 학교 설립자인 김종준 꽃동산교회 목사는 사립학교법 논란이나 이른바 ‘강의석 사건’ 등을 지켜보며 현재의 공교육 구조 속에서는 글로벌 크리스천 리더를 길러내기 힘들다고 판단, 이 학교를 세웠다. 그리고 학교 교훈을 ‘세계를 품는 크리스천 리더’라고 정했다.
김 목사는 “어린이 전도와 교회 교사교육 등 사역을 계속해 오면서 민족과 세계 복음화를 앞당기기 위해 사회 각 분야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독 인재를 키워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기존 공교육은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유대인의 교육법을 벤치마킹한 초·중·고 대안학교를 설립하게 됐다”고 말했다.
쉐마기독학교 학생들은 양주시 캠퍼스에서 기숙사 생활을 하며 철저히 하나님 중심의 교육을 받는다. 매일 아침 예배와 묵상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초등학생의 경우 가정을 통한 정서적 안정을 위해 통학할 수 있는데, 학교 측은 양주시 의정부시 동두천시 및 서울 노원구 지역에 셔틀버스를 운행할 계획이다.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것이 어린 중학생들에게는 다소 힘든 일이기도 하지만 한 학기를 지낸 뒤 변화되고 홀로 서는 모습은 놀라울 정도라고 김 목사는 전했다. 이 학교 김가희(15)양은 “불평과 불만으로 늘 부족한 것만 찾던 내가 긍정적 눈을 가지게 됐다. 인간관계의 중요성을 배우고, 부모님과의 사이도 돈독해지고, 혼자 공부하는 법을 알게 해준 이 학교를 너무 사랑한다”고 말했다.
◇쉐마만의 맞춤식 교육=쉐마기독학교 교육의 특징은 학생들의 특성을 최대로 살리는 ‘맞춤형 교육’이다. 이는 쉐마교육과정, 국제교육과정, 예술교육과정 등 3가지로 구분돼 진행된다.
쉐마교육과정의 핵심은 아가피아(아가페+유토피아) 독서학습이다. 학생들은 매일 1시간씩 독서 시간을 갖고, 매주 1권의 책을 읽는다. 그냥 책만 읽은 것이 아니라 회상학습, 선택적 요약, 정교화 요약, 토의 및 토론, 비판적 글쓰기 등을 통해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을 키운다. 이 학교 윤주월 교감은 “독서를 통해 창조적 사고력을 키우는 학습법”이라며 “학생들의 집중력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며 고학년의 경우 논술훈련과 연계해 실시한다”고 설명했다.
국제교육과정은 미국의 기독교 사립 초·중·고 학교인 글렌뷰 크리스천 스쿨(GCS)과 체결한 합의각서(MOA)에 따라 글렌뷰 인터내셔널 프로그램(GIP)으로 운영된다. GCS 소속 현지인 영어교육 전공자나 교사자격증을 지닌 교사가 파송돼 국제적으로 인증받은 교과서로 직접 지도하는 방식이다. 쉐마기독학교의 GIP는 GCS에서 수학한 것과 동등하게 학점 및 학력이 인정되며, 졸업장 역시 동일하게 수여된다. 이 졸업장을 받으면 미 텍사스주립대학에 응시할 때 토플 시험 없이 우선권을 갖게 된다. 학교 측은 외국 조기유학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글로벌 교육의 효과는 극대화한 것이 국제교육과정의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예술교육과정은 예술적 재능을 지닌 학생들을 조기에 발굴, 영성 교육을 바탕으로 학생들의 내면에 잠재된 열정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 성악, 피아노, 관현악, 작곡, 실용음악 등 과목이 운영되고 있으며, 1인 1실로 제공되는 연습실에서 언제든 전공 연습에 열중할 수 있다. 음악부는 합리적인 수업 체제 안에서 음악 기초지식 함양과 능력 계발을 돕는다. 전공별 실기 위주의 교육으로 대학 진학과 해외 유학을 비롯한 다양한 진로를 모색하며 한 학기에 한번 연주회를 개최한다. 또 각종 음악 콩쿠르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 음악적 기능 향상을 추구해 나가도록 교육하고 있다. 공연예술부는 탄탄한 기본기를 쌓을 수 있는 기초연기 교육을 비롯한 전문적인 무대 연기자로의 실무를 익히도록 다양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밖에도 다양한 현장체험 학습과 봉사활동, 동아리활동 등이 진행된다. 고등학교 2학년인 홍충기군은 지난 6월 국립현충원이 주최한 ‘나라사랑 현충원 UCC 공모전’에 작품을 내 은상을 받기도 했다.
◇제2의 도약을 꿈꾸는 쉐마=쉐마기독학교는 이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대안학교 학력 인정을 받는 것. 지난 8월 인가 신청을 내고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현재 대다수 대안학교가 학력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상급학교 진학을 원하는 많은 대안학교 학생들이 검정고시를 치러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쉐마기독학교가 학력 인정을 받게 되면 일반 학교와 동일한 초·중·고 졸업장을 받게 되고, 이는 학교가 제도권 안에서 지속적 성장을 하는 데 중요한 토대가 될 전망이다. 김 목사는 “지난 5년은 학교의 기틀을 다지는 시간이었다”며 “교육부 인가를 받고 미국 학교와의 폭넓은 교류 등을 통해 보다 양질의 교육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쉐마기독학교는 오는 26일까지 2011학년도 신입생을 모집한다. 초등학교 과정은 각 학년 5명,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각 학년 40명이 정원이다(ishema.org·031-858-3144).
기획취재=정수익·지호일·백상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