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으로 승부 ‘네이밍 마케팅’ 인기
입력 2010-11-21 18:50
‘우리쌀로 만든 불타는 매운 고추장’‘언니 몰래 먹는 딸기오레’…
‘한 번 들으면 잊혀지지 않는 이름을 만들어라.’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을 만한 이름을 짓는 ‘네이밍 마케팅(Naming Marketing)’이 식품·외식업체의 가장 중요한 업무 가운데 하나가 됐다. 제품 첫 이미지를 좌우하는 것이 브랜드 이름인 데다 비슷한 종류의 제품이더라도 이름만은 유일한 것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에는 제품 특성을 길게 풀어 설명하는 이름을 짓는 것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예를 들어 CJ제일제당의 ‘기름을 적게 먹는 건강한 튀김가루’, 청정원의 ‘우리쌀로 만든 불타는 매운 고추장’, 풀무원의 ‘큼직한 야채와 돼지고기가 씹히는 중화 짜장면’처럼 이름만 봐도 어떤 제품인지 알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소비자들에게 흥미를 불러일으킬 만한 긴 이름의 제품명도 인기다. 서울우유의 ‘언니 몰래 먹는 딸기오레’, 매일유업의 ‘바나나는 원래 하얗다’, GS25의 ‘라면탐구생활 여자편 여자라면 라볶이’ 등은 재미를 담은 이름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반면 제품 개성을 간단하게 한두 마디로 표현하는 방식의 이름도 많이 이용된다. 롯데제과의 과자 ‘오!바(Oh! Bar)’나 동서식품의 아이스티 ‘티오’처럼 간단한 제품명은 소비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는 효과를 준다.
네이밍 마케팅은 최근 들어 더욱 부각되긴 했지만 오래 전부터 유용하게 쓰였다. 아이스크림 브랜드 ‘하겐다즈(H agen-Dazs)’는 이름만 보면 독일어를 연상시키지만 사실은 아무 뜻이 없는 알파벳 조합이다. 하겐다즈는 1961년 미국에서 출시될 당시 인기를 끌던 유럽풍 느낌을 주기 위해 이 같은 이름을 지었고, 소비자들에게 강하게 파고든 대표적인 제품으로 꼽힌다.
이국적인 느낌을 주는 브랜드 이름은 외식업계에서 특히 많이 쓰인다. 수제버거 브랜드 ‘크라제(Kraze) 버거’는 유럽풍 이름이자만 실상은 토종 브랜드다. ‘코리아(Korea)’와 ‘크레이즈(Craze·열광)’를 합성해 만들었다. 패밀리 레스토랑 ‘아웃백 스테이크 하우스’는 호주식 영어 ‘아웃백(오지)’을 사용해 호주의 깨끗한 자연환경에서 자란 육우를 사용했다는 이미지를 전달하고 있다. 하지만 아웃백 스테이크 하우스는 미국 업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하루에도 수백개씩 다양한 제품이 새로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소비자에게 각인시킬 수 있을 만한 제품명을 짓는 것이 중요하다”며 “네이밍 마케팅은 소비자 공략을 위한 필수 전략이 됐다”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