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케미칼 홍기준 사장 “10년간 6조원 투자 태양광산업 세계 최대 기업 도약”
입력 2010-11-21 18:48
“태양광 모듈 생산규모를 당장 내년에 1.6배 이상 늘리고 향후 10년간 6조원을 투자, 세계 최대의 태양광전문기업으로 발돋움하겠습니다.”
태양광산업에 뒤늦게 뛰어든 한화케미칼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올 초 30㎿ 수준으로 태양광 모듈 생산을 시작한 한화케미칼은 지난 8월 세계 4위의 태양광업체 솔라펀(중국)을 인수해 단박에 생산규모를 930㎿로 늘렸다. 지난달에는 미국의 태양광 기술 벤처기업인 1366테크놀로지의 지분(6.3%)을 인수했다. 한화케미칼은 이로써 폴리실리콘부터 시스템 제작까지 수직계열화에 성공, 대량생산과 원가절감의 토대를 마련했다. 게다가 1366이 개발 중인 기술을 적용하면 원료 생산 과정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기 때문에 2년 이내에 실리콘-웨이퍼의 생산비를 절반 수준으로 낮출 수 있을 것이라는 게 한화케미칼의 예상이다. 폴리에틸렌, PVC, EVA 등 기존의 제품 라인 증설도 챙기느라 분주한 홍기준(사진) 사장을 지난 19일 서울 장교동 한화빌딩에서 만났다.
홍 사장은 한화케미칼이 태양광산업을 뒤늦게 시작했지만 충분히 글로벌리딩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한화케미칼이 40년 이상 폴리에틸렌, PVC 등 기초 석유화학제품을 생산하면서 축적한 기술과 공정 노하우를 접목하면 태양전지의 효율을 높일 수 있다”며 “태양전지에 필수제품인 EVA를 자체 생산하고 있는 것도 한화의 강점”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8월 솔라펀을 인수해 업계를 놀라게 한 홍 사장은 “내년에는 솔라펀의 생산규모를 현재의 900㎿에서 1.5GW로 1.6배 이상 늘리겠다”고 말했다.
홍 사장은 나아가 2020년까지 국내외에 6조원을 투자, 태양전지와 모듈설비를 4GW까지 확대해 세계최대 태양광전문기업으로 변신하겠다고 역설했다. 태양광산업은 규모의 경제, 금융 네트워크, 세계적 영업망을 가진 기업이 유리하다는 게 홍 사장의 판단이다. 그는 “한화케미칼뿐 아니라 한화그룹이 가진 역량을 잘 활용하면 기존의 태양광기업들을 추월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도 향후 5∼10년 사이에 그리드 패리티(GRID PARITY, 화석연료로 전력을 생산하는 비용과 태양광 발전 비용이 같아지는 시기)가 도래할 것”으로 예상한 홍 사장은 “태양광산업의 강자로 부상한 중국을 따라잡으려면 민간의 노력 못지않게 정부차원의 기술개발과 인력양성, 제도적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전석운 기자 swc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