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광저우] 야구 김인식 기술위원장 “감독때보다 더 힘들었다”
입력 2010-11-21 18:48
○…한국에 8년만에 금메달을 안겨준 김인식 KBO 기술위원장이 “감독으로 있을 때보다 이번이 더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김 위원장은 20일 기자들을 만나 이번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야구 대표팀의 비화를 털어놨다. 2002년 부산 대회때 감독을 맡아 금메달을 따냈던 그는 “막상 감독으로 벤치에 있으면 타석에 들어선 타자는 물론 이후 타자의 성적과 각종 상황을 계산하느라 머릿속이 바빠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다”면서 “그런데 여기서 바라보니 전체가 너무 잘 보였다. 결승에서 우리가 점수를 뽑아줘야 할 때 못 냈을 때는 우리가 운대가 잘 안맞나 이런 생각도 들더라”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대만과의 결승전에서 가장 큰 활약을 한 선수로는 KIA의 이용규를 뽑았다. 그는 “몸쪽으로 딱 붙어서 여러개의 공을 커트한 후 안타를 만들어 낸 이용규가 상대 투수의 진을 빼놓았다. 대만 감독도 이용규 때문에 진절머리가 났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또 결승 때 5타점을 쓸어담은 강정호(넥센)에 대한 비화도 털어놨다. 김 위원장은 “현장에서는 일본 프로야구에서 뛰는 이범호를 간절히 원했다. 하지만 이번에 일본 무대에서 뛰어난 활약을 못했던 이범호가 소프트뱅크의 가을 마무리 훈련에서 기량을 더 쌓는 게 좋겠다는 생각에 강정호를 선택했다”고 소개했다.
○…KBO는 지난 19일 대만과 결승 당시 아오티 야구장에 설치됐던 홈플레이트나 베이스 중 하나를 기증해줄 것을 중국야구협회에 요청했다. 아시안게임 야구 우승 당시 기념물을 앞으로 건립하는 야구 박물관에 전시하기 위해서다. KBO는 우익수 추신수(클리블랜드 인디언스)가 이번 대회 결승 때 잡은 9회말 투아웃 상황에서 경기를 끝내는 플라이성 타구도 전달받아 보관 중이다. KBO는 또 아시안게임 우승을 이끈 태극전사 24명이 입었던 상·하의 유니폼을 한 벌씩 확보했고 대만과 결승 직전 냈던 출전선수 기록지와 예선부터 결승까지 입장권, 선수와 코칭스태프 전원의 친필 사인 등도 모았다.
광저우=모규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