孫대표 ‘100시간 농성’ 후 행보는?… “대포폰 문제 어물쩍 넘기면 맞대응”
입력 2010-11-21 18:33
민주당 손학규(사진) 대표가 지난 18일부터 국회 당 대표실에서 벌이고 있는 ‘100시간 농성’을 22일 오후 1시30분을 기해 끝낸다.
손 대표의 한 측근은 21일 “100시간 국회 농성은 1단계로 경고 수준이었다면 이제 2단계 수순에 돌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요구 조건으로 내걸었던 ‘대포폰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가 관철되지 않은 만큼 손 대표가 다음 행보에 나설 것이라는 얘기다.
당내에선 비록 국정조사는 관철시키지 못했지만 대포폰에 대한 여론을 환기시키는 효과와 함께 당내 결집을 이뤄냈다는 점에서 배수진을 친 손 대표의 행보가 일정 정도 성과를 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손 대표의 다음 행보에 대한 예상은 엇갈린다. 국정책임자인 이명박 대통령을 정면 겨냥하면서 장외투쟁을 본격화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제3의 길을 선택할 수도 있다는 예상도 제기한다. 손 대표가 당의 변화를 취임 일성으로 내세웠고, 야당의 극한투쟁 방식을 반복하는 것에 대한 근본적 고민을 갖고 있는 만큼 예산심사와 대포폰·민간인 사찰 문제를 분리대응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손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아직 아무런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명박 정권이 대포폰 문제를 어물쩍 넘어가려고 한다면 우리는 그에 맞는 대응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해 강도 높은 투쟁을 예고했다. 손 대표는 이날 밤늦게까지 의원들과 함께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한편 손 대표는 농성기간 틈틈이 ‘공감의 시대’(제러미 리프킨)와 ‘그들의 말하지 않는 23가지’(장하준), ‘진보집권플랜’(조국, 오연호)을 읽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