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학년도 대입 수능] 논술·구술 면접 학원 문전성시… 수능 못본 수험생 수시 2차 노려
입력 2010-11-21 18:28
201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이후 수시 2차 모집을 노리는 수험생들이 대거 논술학원으로 몰리고 있다. 매년 이맘때 특수를 누리고 사라지는 고액 논술·구술 강의는 올해도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다. 교육당국은 서울 대치동 등 전국 학원중점관리구역을 중심으로 불법 강의를 집중 단속키로 했다.
서울시내 논술학원이 수험생으로 문전성시다. 논술·구술 수강료는 회당 3∼7시간씩 10만원 안팎으로 다른 과목보다 비싸지만 수능시험 직후 수강 문의가 크게 늘었다고 학원 관계자들은 전했다. 대치동 논술학원의 한 강사는 21일 “접수를 이미 마감했는데도 문의전화가 하루 수십 통씩 쏟아지고 있다”며 “대형 학원은 대부분 수강생 정원을 채운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수능시험이 어려웠던 탓에 수시 2차에 지원하려는 수험생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수시 2차는 수능 성적이 아닌 논술고사와 구술면접으로 당락을 가른다. 서울 지역 선호 대학의 논술고사가 이달 하순 몰려 있어 맞춤형 단기 강좌의 수강료는 ‘부르는 게 값’인 상황이다.
짧은 기간에 성과를 내야 하는 학원들은 심야 교습도 불사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오후 10시 이후 수업을 금지하고 있지만 대치동 모 논술학원이 운영하는 서울대 문과 대비반은 자정까지 수업을 진행한다. 이 학원 관계자는 “강의실이 안쪽에 있어 걸릴 위험이 적다”며 “이미 자정까지 수업하고 있었고 학생도 그걸 원하기 때문에 당국이 단속하더라도 시간표를 바꿀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강남 일대 오피스텔 등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수백만원에 달하는 단기 고액 강의가 성행하고 있다. 학원을 운영하거나 과외 교습을 하려면 강의 장소와 수강료 등을 관할 교육청에 신고해야 한다. 하지만 입시 일정에 따라 결성과 해산을 반복하는 고액 논술반은 대부분 무허가로 운영된다. 당국은 오피스텔 숙박비를 포함해 일주일 수강료로 200만원을 요구하는 곳까지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서울 대치동·목동·중계동, 부산 해운대구, 대구 수성구, 경기도 분당·일산 등 전국 학원중점관리구역 7곳에 단속반을 투입해 오는 26일까지 불법·편법 강의를 단속한다고 밝혔다. 교과부 관계자는 “적발되는 학원은 등록말소, 교습정지 등 행정처분은 물론 세무자료를 통보하고 과태료를 부과토록 하겠다”며 “심하면 경찰 고발 등 가능한 조치를 모두 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강창욱 임세정 하윤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