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 아시안게임] 양궁장은 한국인 감독 친목회장

입력 2010-11-21 18:50

한국 금메달의 효자 종목인 양궁이 열리는 광저우 아오티 아처리 레인지는 21일 한국인 감독들의 친목회 장소를 방불케 했다. 중국과 일본을 제외한 대부분 아시아권 국가 양궁 대표팀 사령탑이 한국인이기 때문이다. 한국 대표팀을 비롯해 대만, 인도, 말레이시아, 태국, 이란의 감독이나 기술 자문위원이 한국인이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과 경쟁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만의 감독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남자팀 코치로 금메달 획득을 도운 전인수(45) 감독이다. 최근 세계무대에서 두각을 드러내면서 이번 대회에서 내심 아시아 정상을 노리는 인도에는 이왕우 감독이 기술을 자문하고 있다. 인도양궁협회는 인도인을 감독으로 선임하고 이 감독을 임원 자격으로 데려왔으나 이 감독이 경기 운영을 조언하고 있어 실질적인 감독 역할을 하고 있다. 이재형(47) 말레이시아 감독은 말레이시아의 양궁을 일으킨 히딩크라는 의미에서 한국인 감독 사이에서 말딩크로 불린다.

이 감독은 1996년부터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에서 지도자 생활을 했으며 말레이시아의 국가대표 감독으로 정착한 지 벌써 10년째다. 태국은 2008년부터 김선빈(37)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다. 이슬람교 국가인 이란은 남녀 구별이 엄격해 박만석(43) 감독과 이유미(41) 감독이 남녀 대표팀을 맡고 있다. 박 감독과 이 감독은 부부 사이다. 박 감독과 이 감독 부부는 이번에 처음 이란 대표팀을 이끌고 아시안게임에 출전했다.

이들 감독은 각국 대표팀의 명예를 걸고 서로 냉혹한 경쟁을 벌여야 하지만 서로 선후배나 친구로 얽혀 있기 때문에 만나면 언제나 화기애애하다는 게 대한양궁협회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양궁장에서는 경기 분석이나 선수 훈육에서부터 각국의 사회와 문화, 현지에서 월급을 받을 때 환율에 따른 피해를 줄이는 요령 등 별의별 얘기가 모두 쏟아져 나왔다.

전인수 대만 감독은 “경쟁이야 매번 치르는 것이기 때문에 그러려니 하고 있다”고 전했다.

광저우=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