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 아시안게임] ‘4차원 소녀’ 톡톡 인터뷰, 뒤집어진 ‘마린 보이’
입력 2010-11-21 18:44
“시련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있었습니다.”
아시안게임 2회 연속 3관왕을 달성한 ‘마린보이’ 박태환(21·단국대)은 20일 광저우 아시안게임 메인미디어센터(MMC) 내 콘퍼런스룸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털어놓았다.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박태환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빨간색으로 물들였던 머리를 다시 노란색으로 바꾸었다.
박태환은 “수영을 하다 보면 좋은 성적을 낼 때는 모르지만, 실패를 맛보면 싫어지고 포기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작년에 로마 세계선수권대회 끝나고 나도 그런 생각이 많았다”고 실토했다.
박태환은 200m와 400m에 집중해야 된다는 지적에 “이번 대회를 통해 많이 느꼈다. 앞으로 종목과 계획은 휴식을 취한 후 정할 생각이다. 자유형 1500m에서는 쑨양 외에도 세계적으로 강한 선수가 많다. 기록으로나 체격조건으로 봤을 때 내가 떨어지는 부분이 많다. 이번에는 생각 좀 많이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 전 듣는 음악에 대해 박태환은 “매번 이 질문이 나오는데 알려드릴 수는 없다. 경기 전에 듣는 음악은 내 속마음과 똑같다”며 “(웃으면서) 내게 대시하는 사람에게는 알려주겠다. 그냥 신나는 음악을 많이 듣는다. 주로 한국 음악”이라고 말했다.
박태환은 마지막으로 “한국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기분 전환할 수 있는 곳으로 여행을 하고 싶다. 집에 빨리 가서 집 밥도 먹고 싶다. 훈련 준비하면서 식사가 불편한 면이 없지 않았다. 어머니가 해주는 밥을 먹고 싶다”고 환하게 웃었다.
한편 박태환과 함께 기자회견장에 참석한 정다래(19·전남수영연맹)는 ‘4차원 소녀’라는 별명답게 톡톡 튀는 말과 행동으로 웃음꽃을 터뜨렸다. 여자 평영 200m에서 금메달을 딴 정다래는 기자들의 질문 때마다 뜬금없이 “뭐라고요?”라고 되물어 폭소를 자아냈다.
정다래는 2012년 런던올림픽에 대한 생각을 묻자 “원래 목표가 아시안게임 금메달이었다. 2년 후 올림픽은 아직 아시안게임이 다 끝난 것이 아니라서 잘 모르겠다”고 답하더니 “좀 쉬고… 쉽시다!”라고 말해 다시 한번 웃음폭탄을 터뜨렸다.
광저우=모규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