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 프러포즈-번개팅 주선·결혼비용 지원… 지자체 ‘저출산 해결사’ 나섰다
입력 2010-11-21 17:56
지방자치단체들이 결혼기피 현상에 따른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커플 매니저’를 자임하고 나섰다.
강원도 속초시는 지난 20일 시내 한 호텔에서 ‘천생연분 사랑만들기’ 행사를 열었다. 시에서 남·녀 맞선 프로그램을 마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참가자는 속초·고성·양양지역 공공기관 소속 30세 이상 남성과 27세 이상 여성 15쌍. 이들은 ‘커플 율동게임’, ‘저녁식사’, ‘테이블 즉석인터뷰’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친해지면서 자신의 반쪽을 찾아 나섰다.
이날 공개 프러포즈를 통해 맺어진 커플은 7쌍. 절반에 가까운 선남선녀들이 낮부터 밤까지 6시간이 넘는 대장정(?) 끝에 인연의 첫 단추를 뀄다. 시는 커플의 지속적인 만남을 유도하기 위해 이들과 함께 설악산 산행에도 나설 계획이다.
김혜자 시청 여성가족과 직원은 “반응이 좋아 내년부터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참여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라며 “이 프로그램을 통해 개인에게는 새로운 출발의 기회를 제공하고 사회적으로는 결혼기피에 따른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도 같은 날 27세 이상 39세 미만의 미혼남녀 60명이 참여한 가운데 ‘2010 너만을 위한 프러포즈’ 행사를 가졌다. 이 자리엔 지난해 행사에서 반려자를 만나 지난 6일 결혼한 배재현씨가 참석해 성공담을 들려주기도 했다.
서울시도 최근 트위터를 통해 미혼남녀 40명을 뽑아 단체 미팅 프로그램인 ‘하이서울 청춘남녀 번개팅’ 행사를 가졌다. 강북구와 동대문구는 지난 4일 미혼남녀 직원들을 위한 싱글&싱글 만남’ 행사를 열었으며, 동작구는 내년에 노총각 노처녀를 대상으로 한 ‘장가 시집 보내기’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농촌 지역에서는 ‘노총각 구제 작전’이 한창이다. 강원도 고성군은 지난 7월 지역 미혼자들의 국제결혼 비용 일부(1인당 500만원)를 지원하는 조례를 제정했으며 양양군은 올해부터 1인당 300만원의 결혼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경남 남해군은 ‘농어촌 총각 행복한 가정 이루기 지원’ 사업 명목으로 7200만원의 예산을 확보했다. 전남 완도군과 해남군도 관내 총각 장가보내기를 위해 맞선과 결혼비용을 보태주고 국제결혼까지 주선해주고 있다.
전국종합=정동원 기자 cd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