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라노 이네사 갈란테 내한 공연… 초겨울, 다시 듣는 ‘천상의 목소리’

입력 2010-11-21 17:34


국민일보 창간 22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소프라노 이네사 갈란테의 내한 공연이 다음 달 1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갈란테는 2001년 이후 일곱 번째로 한국을 찾는다. ‘라트비아의 숨은 보석’으로 불리는 갈란테는 1977년 라트비아 리가 음악학교에 들어가 학생시절부터 리가 오페라 하우스에서 활동하며 모스크바, 키예프 등으로 활동영역을 넓혔다.

냉전체제가 끝난 후 서방세계에서도 활동을 시작해 예후디 메뉴인, 주빈 메타 등 거장과 함께 작업하며 명성을 쌓았다. 1995년 영국 캠피언 레코드사를 통해 발매된 그의 데뷔 앨범은 플래티넘 디스크에 오를 정도로 큰 인기를 모으며 그에게 세계적 명성을 안겨줬다.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코멘드카든 로열 오페라하우스 오케스트라,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네덜란드 라디오 심포니 오케스트라 등 세계적인 단체와 협연했다.



갈란테는 다른 소프라노와 명확한 차이점이 있다. 그는 화려한 기교를 내세우는 기교파 소프라노가 아니다. 저음부부터 천천히 솟아올라 풍부한 고음에 이르는 그의 목소리는 화려함으로 호소하는 다른 성악가들과 차별화 된다. 때문에 갈란테의 노래를 듣고 있으면 화려한 기교로 무장한 ‘콜로라투라 소프라노’의 노래처럼 긴장감은 없다. 하지만 마음이 차분해지고 평안한 느낌에 젖어든다. 그의 음색은 다소 우수에 젖은 듯 차분하면서도 깊은 울림이 있다. 관객은 그의 소리를 통해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된다.

갈란테의 음색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곡은 줄리오 카치니의 ‘아베 마리아’다. 청명한 고음으로 카타르시스를 끌어내는 이 곡에서 갈란테의 음성은 때 묻지 않은 순수한 기도가 하늘에 닿는 느낌을 전한다. 갈란테는 종교음악에도 큰 강점이 있다. 정확한 발성과 풍부한 서정성으로 부르는 프랑크의 ‘신의 어린양’ 푸치니의 ‘살베 레지나’ 등은 깊은 호소력이 있다.

갈란테의 톡특한 리사이틀 진행 방식은 공연을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그는 노래를 하기 전에 자신의 경험과 노래에 얽힌 일화 등 세상사는 이야기를 관객에게 먼저 건넨다. 이야기를 통해 관객과의 거리를 좁히고 관객은 그의 설명을 들으면서 노래에 대한 이해를 높인다. 갈란테는 기아 문제와 아동 학대, 남북 문제까지 세계 각지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한 폭넓은 식견을 갖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 그는 헨델의 ‘감사의 노래’, 오페라 ‘리날도’ 중에서 ‘날 울게 하소서’, 푸치니의 오페라 ‘토스카’ 중 ‘나는 사랑에 살고 노래에 살며’, 오페라 ‘마농레스코’ 중 ‘나 홀로 쓸쓸히’ 등 국내 팬들에게 잘 알려진 오페라 곡을 들려줄 예정이다. 그의 대표곡인 카치니의 ‘아베 마리아’도 이번 내한 공연에서 감상할 수 있다.

함께 무대에 서는 팝페라 가수 카이와는 베르디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중 ‘축제의 노래’와 라스토리의 ‘타임 투 세이 굿바이’를 함께 부르며 격조 있는 하모니를 선보일 예정이다. 연주는 프라임필하모닉 오케스트라(지휘 여자경)가 맡는다(02-599-5743).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