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기 원로목사' 일대기 뮤지컬로 공개

입력 2010-11-21 20:03


[미션라이프] “모래사장 위에 성전을 세우라는 명령을 따르려 했는데 끈질긴 악의 세력이 처음부터 제 발목을 잡았습니다. 제 뜻을 따르는 가족들마저 고통 속에 신음하고 있습니다. 감당 못할 사명을 왜 주셨습니까? 가족들에게 고통은 왜 주셨습니까?” 절규하던 청년 목회자는 그러나 다시 일어섰다. 그리고 여의도 모래사장에 세계 최대의 교회를 세우고 70만 성도들에게 꿈과 비전을 심어줬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원로목사의 일대기를 다룬 창작뮤지컬 ‘꿈꾸는 사람’의 시놉시스가 공개됐다. 책이나 영화 등으로 조 목사의 삶을 다룬 적은 있지만, 무대에서 직접 노래하고 춤을 추는 뮤지컬로 제작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순복음영산신학원(학장 조용찬)이 주최하고, 순복음영산신학원 찬양목회학과에서 주관해 다음달 16~18일 여의도순복음교회 바울성전에서 네 차례 공연한다.

‘꿈꾸는 뮤지컬’에는 ‘두 명의 조 목사’가 등장한다. 오페라 가수인 바리톤 유성은 교수가 현재의 조 목사를,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에 출연했던 배우 손승원씨가 청년 조 목사를 맡아 열연한다. 사모 김성혜 목사 역에는 소프라노 김윤지 교수가, 어머니 최자실 목사 역은 뮤지컬 ‘남한산성’ ‘내 마음의 풍금’ 등에 출연했던 배우 임강희씨가 맡는다. 이밖에 130명 규모의 합창단과 뮤지컬 배우들이 출연한다.

극단 stage-T 대표 최성신씨가 연출을,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뮤직 인 마이 하트’에 참여했던 작곡가 원미솔씨가 곡을 썼다. 이희준 작가가 쓴 ‘꿈꾸는 사람’은 어떤 내용일까.

막이 열리면, 정겨운 시골에서 아이들이 등장하고, “누군가 우리를 보살펴 주는 것 같다”고 노래한다. 합창 지휘자와 반주자가 등장하면 아이들은 어린이합창단이 되고, 이어 성인합창단이 무대를 채우며 관객을 극 속으로 초대한다. 60~70년대 한국교회의 뜨겁고 순수했던 신앙인들의 모습을 본격적으로 감상할 수 있다.

나이 지긋한 목회자가 단상에 올라 가난하고 평범했던 한 청년의 기도를 전한다. 청년은 고2 때 폐결핵 말기로 시한부 삶을 선고 받았지만, 성경을 읽고 성령을 체험한다. 기적같이 폐병을 치유 받은 그는 신학교에 입학하고, 학생회장이 되어 노방전도를 다닌다. 청년은 서울 대조동 산동네에 천막교회를 개척하고, 어려운 이웃들에게 위로와 평안의 메시지를 전한다. 서대문에 교회를 개척하던 청년은 목회 도중 쓰러진다. 청년은 교회 집사들에게 초대교회를 본받아 가정예배를 인도해 달라고 제안하고 구역예배를 정착시킨다. 청년은 여의도 백사장에 교회를 세우겠다고 소망을 품지만 혹독한 시련을 겪으며 자신의 무능함에 절망한다. 그러나 가난한 할머니의 놋 밥그릇 기부를 시작으로 다시 용기를 내고,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여의도순복음교회를 완공한다.

청년은 해외 사역의 소명을 받아 또 다시 짐을 꾸려 먼 길을 떠난다. 어느덧 사역 50년을 맞게 된 청년. 아니, 이제는 주름진 얼굴의 노(老) 목사다. 하지만 그는 멈추지 않는다. “마지막 순간까지 쉬지 말라”는 응답에 사랑과 행복을 나누는 운동을 시작한다. 뮤지컬 ‘꿈꾸는 사람’은 다가오는 성탄을 축하하며 피날레를 장식한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