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관절도 수명 다하면 관절염 걸린다
입력 2010-11-21 17:26
“인공관절도 관절염 걸리나요?”
10년 전 퇴행성관절염 때문에 인공관절 치환술을 받은 김순여(70) 할머니가 ‘관절염 증상’이라는 의사의 말에 대뜸 이렇게 물었다. 최근 무릎이 아파오고, 계단 오르내리는 것은 물론 혼자 앉았다 일어나기 조차 힘들어 병원을 찾은 김 할머니는 예상치 못한 진단명에 깜짝 놀랐다.
흔히 인공관절을 한 후에는 관절염에 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인공관절도 수명이 다하면 관절염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관절이 붓고 통증이 지속되거나 다리가 휘고 소리가 나는 등의 증상이 그것이다. 이 경우 재수술을 받아야 한다. 원인으로는 인공관절의 마모, 이완 및 파손, 탈구, 감염, 관절 불안정성, 관절 강직, 설명할 수 없는 통증 등이 꼽힌다.
실제 인천힘찬병원 인공관절 재수술클리닉이 2008년 1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재수술 환자 가운데 처음 수술을 받은 지 10년 이내인 69명(남23, 여46)을 조사한 결과, 재수술 원인으로 인공관절의 마모가 72%(50명)를 차지했다.
또 전체의 75%(52명)가 쪼그려 앉아 생활하는 좌식 생활습관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으며 26%(18명)는 체중이 증가했다. 30%(21명)는 일주일에 1회 이상 등산 등 무리한 운동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병원 김형건 과장은 “퇴행성관절염이 뼈와 뼈 사이 연골이 닳으면서 마찰이 일어나 뼈의 변형이 오는 것처럼 인공 연골 역시 수술후 반복되는 잘못된 습관으로 인해 마모가 쉽게 올 수 있다”면서 “인공관절 수명은 보통 15∼20년이지만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수명이 10년 이상 차이 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인공관절 수명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수술 정확도, 연령, 체중, 생활습관, 정기검사 여부 등이다. 특히 생활습관이 중요한데 쪼그려 앉거나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기, 무릎 꿇기 등 관절에 해로운 동작이나 등산 마라톤 테니스 같은 무릎에 충격을 주는 운동은 피해야 한다. 또 특별한 자각 증상이 없더라도 1년마다 정기 검사를 통해 수술 부위 감염은 없는지, 인공관절은 제 기능을 하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