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와 “중의원 해산 가능성” 언급
입력 2010-11-19 17:56
일본 정계의 실력자인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전 민주당 간사장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오자와 전 간사장이 중의원의 조기 해산과 총선 가능성을 언급했다고 19일 일본 언론은 일제히 전했다.
오자와 전 간사장은 16∼18일 매일 밤 지지의원들과 모임을 가졌다. 특히 18일 밤 약 25명과 도쿄 시내에서 회동해 “민주당 정권의 상황이 어렵다. 중의원이 해산될지도 모른다. 늘 전쟁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여러분이 민주당을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답을 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격려했다.
오자와 전 간사장의 발언은 중국과의 센카쿠(尖閣) 열도 갈등 문제로 간 나오토(菅直人) 내각의 지지율이 위험 수위인 20%대로 추락하고, 각료들의 잦은 실언과 이에 대한 야당의 반발로 정국 운영이 혼미에 빠진 상황에서 나왔다. 따라서 간 총리가 중의원을 해산하고 총선을 실시할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실제로 간 나오토 내각의 센고쿠 요시토(仙谷由人) 관방상, 렌호 무라타(蓮舫村田) 행정쇄신상, 기타자와 도시미(北澤俊美) 방위상, 야나기다 미노루(柳田稔) 법무상 겸 납치문제담당상 등이 잇단 실언으로 야당을 자극하는 바람에 민주당은 현안 처리에 난항을 겪고 있다. 당장 추가경정예산안을 임시국회 회기인 다음 달 3일 내에 처리해야 하지만 뿔이 난 야당들은 협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의회 경시 발언을 한 기타자와 방위상에 대해 사임을 요구하며 간 총리를 압박하고 있다.
일본 언론 역시 간 나오토 내각을 ‘실언 내각’이라 부르면서 각료들의 잇단 실언으로 지지율이 떨어졌던 자민당 정권 말기의 아소 다로(麻生太郞) 내각이나 민주당 정권의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내각의 말기를 보는 것 같다고 비판하고 있다.
겐바 고이치로(玄葉光一郞) 국가전략담당상은 19일 “조기에 중의원을 해산해야 할 상황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예산안 처리 등 지금 산적한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하지만 오자와 전 간사장은 ‘포스트(post) 간’을 겨냥한 행보를 멈출 것 같지 않다. 오자와 전 간사장을 지지하는 의원들 중 초선 의원들은 오는 25일 새로운 정책그룹을 발족하기로 했다. 이 모임에는 50여명이 참여할 것으로 보이며 최고고문은 오자와 전 간사장이 맡기로 했다.
오자와 전 간사장은 정치자금 의혹과 관련해 시민으로 구성된 검찰심사회로부터 강제 기소돼 재판 절차를 밟고 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