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가 일치·성결의 본이 되겠습니다” 미래목회포럼 12개 교단 목회자 ‘자정 선언’
입력 2010-11-19 17:32
한국교회의 위기론이 기독교계 안팎에서 제기되는 상황에서 12개 교단, 200여명의 중견 목회자들이 참여하는 미래목회포럼이 ‘목회자 자정 선언’을 결의했다.
19일 서울 장충동 그랜드앰배서더 호텔에서 열린 미래목회포럼 제7차 정기총회 자리에서였다. 김인환(성은감리교회) 포럼 대표, 정성진(거룩한빛광성교회) 오정호(새로남교회) 부대표, 이상대(서광성결교회) 집행위원장 등 20여명의 임원진이 참석했다.
자정 선언은 목회자와 교회를 변화시켜 실추된 이미지를 재고하지 않으면 한국교회의 미래 역시 없다는 위기의식에서 비롯됐다. 때문에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막연한 구호보다는 지금의 상황에 대한 뼈아픈 통찰과 회개의 내용이 담겼다.
포럼은 선언문에서 “우리는 설교나 가르침을 통해 원론적 비판에는 익숙하나, 그것으로 자신을 아프게 비판하고 갱신하는 데는 익숙하지 않으며, 그 결과 문제에 대한 인식만 무성할 뿐 실제적인 해결을 위한 노력이 결여돼 있다”고 고백했다. 이어 “행동 없는 기독교는 사회의 교회에 대한 비판 빌미를 제공할 뿐”이라며 목회자와 한국교회로 분야를 나눠 갱신해야 할 문제점들을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목회자들의 권위주의와 신비주의’ ‘목회자 후임 선정 과정의 부정의(不正義)’ ‘원로목사의 과도한 교회 운영 개입’ ‘목회자들의 가짜 학위와 명예욕’ ‘담임목사 1인 위주의 교회 경영’ ‘난립하는 교단 정비 문제’ ‘독립교회 양산 문제’ ‘교회의 배타적 지역주의 및 성장지상주의’ ‘선교사의 질적 저하’ ‘금권선거’ 등 민감한 사안들이 두루 지적됐다. 참석자들은 박수로 이 선언문을 채택했다.
신임 임원 인사에서는 김 대표를 비롯한 주요 임원 대부분의 유임이 결정됐다. 김 대표는 “교회의 일치와 성결이 최우선 과제”라며 “이를 위해 미래목회포럼이 예수 그리스도의 심장을 가지고, 십자가를 높이 들고 교회의 일치운동을 실천, 민족과 사회 앞에서 먼저 본이 되겠다”고 밝혔다. 포럼 지도위원인 손인웅 덕수교회 목사는 “진보나 보수,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말고 하나님의 뜻을 따라 가야 한다”며 “미래목회포럼과 같은 중도세력이 힘을 강화해서 한국교회가 바른 길로 가도록 해야 한다”고 격려했다.
포럼은 이날 한국기독교화해중재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두 단체는 향후 공동으로 교회 내 화해와 중재 문화 확산을 위한 캠페인, 홍보 활동, 목회자 교육 등을 전개할 계획이다. 양인평 화해중재원장은 “교회 내적 분쟁이나 갈등을 세상 법정으로 가져가는 것은 없어야 한다”며 “굳이 재판을 받겠다면 ‘기독교 재판소’로 오는 것이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지 않고 오히려 드러내는 일”이라고 말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