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노동·투자·금융 조항 한국에 FTA 수정 요청할 것”

입력 2010-11-19 18:28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협정문 수정을 한국 측에 요청할 것이라고 미국 민주당 의원이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현 상태의 한·미 FTA를 강력히 반대하는 마이크 미슈드 의원 등 하원 무역워킹그룹 소속 민주당 의원 9명을 만난 자리에서 노동·투자·금융 조항 변경을 한국 측에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미슈드 의원은 하원 무역워킹그룹의 대표이며, 면담은 오바마 대통령의 요청으로 이뤄졌다고 한다.

미슈드 의원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그 밖에 우려사항이 무엇인지 목록을 제출해 달라”고 의원들에게 요청하면서 이를 검토해 한국과 협상 과정에서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이 한·미 FTA 타결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으며, 한국과 협상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진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고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주 한·미 정상회담에선 최선의 방안이 아니어서 합의하지 않았다는 점을 설명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미슈드 의원 등은 이번 면담에서 한·미 FTA 본문 내용이 수정되지 않으면 민주당 내 많은 의원이 이행법안 투표에서 반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 내 강경파 의원들은 협정문 본문이 아닌 부속 문건의 변경은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폴리티코는 분석했다. 통상전문지인 인사이드 유에스트레이드는 면담을 통해 강경파 의원들이 반대 입장을 접거나 누그러뜨릴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한덕수 주미대사는 존스홉킨스대 국제대학원(SAIS)과 한국금융연구원이 공동 개최한 세미나 연설에서 “미국과 관련된 이슈의 협의가 매우 어려웠지만, 진전이 이뤄졌다”면서 내년 초 한·미 FTA 이행법안이 의회에 제출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 대사는 한·미 두 정상의 타결 의지가 강함을 강조했다.

필립 크롤리 국무부 공보담당차관보는 외신기자클럽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이번에 한·미 FTA 합의에 이르지 못한 사실이 향후 한·미관계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