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기뻐하시는 향
입력 2010-11-19 17:26
출애굽기 30장 34∼38절
사람은 향기를 좋아합니다. 실크로드(비단길)가 동서를 잇는 가장 오랜 무역로라고 알려져 있지만 그러나 최초의 무역로는 향길(Incense Road)입니다. 오만에서 가자지구까지 총 2400㎞에 달하는 무역로입니다. 비단보다 향이 먼저 동서의 무역을 하게 하는 품목이었습니다. 고대뿐 아니라 오늘날에도 향은 사람에게 관심의 대상입니다. 특히 여성분들에게 향은 필수적인 용품입니다. 하나님도 향을 좋아하십니다.
하나님께서 흠향하는 향은 어떤 것일까요? 오늘 말씀은 귀한 정보를 우리에게 주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출애굽 후 모세를 통해 율법을 주셨습니다. 성막을 건축하도록 하시고, 그 성막 안에 향단을 만들고 향을 사르도록 지시하셨습니다. 그 향단에 사르는 향은 특별하게 제조하게 하셨습니다. 이것을 ‘거룩한 향’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오직 이 향은 하나님만을 위한 것입니다. 이 거룩한 향은 5가지의 재료로 만들도록 하셨습니다. 소합향, 나감향, 풍자향, 유향, 소금이 사용되었습니다(34∼35절). 유향과 소금은 보통 제사드릴 때 항상 드리는 것들입니다. 그것은 부패를 방지하고 변질을 막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 거룩한 향의 재료 중 유향과 소금을 제외하고 3가지 향을 알아보겠습니다.
첫째, 하나님은 소합향을 요구하십니다. ‘소합’은 히브리어 ‘나타프’로 물방울이라는 뜻입니다. 소합향은 때죽나무(모세의 지팡이)에서 방울방울 떨어지는 나무의 수액을 추출해서 모은 향입니다. 물방울 하면 무엇이 생각납니까? 눈물을 연상케 합니다. 눈물이란 자신의 가슴속에 들어 있는 그 무엇들이 가득 차서 더 이상 주체할 수 없을 때 밖으로 흘러넘치는 것입니다. 눈물은 사람의 가장 깊은 진심을 드러냅니다. 가장 확실한 감정을 나타내는 자기의 표현입니다. 감사의 눈물이든, 고난 속 슬픔의 눈물이든, 아니면 가슴이 저려서 나오는 회개의 눈물이든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방울방울 맺히는 눈물은 하나님이 가장 흠향하시는 가장 귀한 향기입니다.
둘째, 하나님은 나감향을 요구하십니다. 나감은 히브리어 ‘쉘 헬레트’로 껍질이라는 뜻입니다. 나감 향은 조개껍질을 빻아 만든 향입니다. 잘게 빻으면 빻을수록 더 깊고 강한 향기를 얻게 됩니다. 나감향은 자신이 부서지며 내는 향입니다. 조개껍질과 같이 단단한 우리 자신을 부서뜨리는 것을 말합니다. 가식과 위선의 두껍고 딱딱한 것을 빻게 되면 그때는 고통스럽겠지만 그 안에서 하나님이 기쁘게 받으시는 향기가 나오게 됩니다. 예수님의 겟세마네 동산의 기도는 나감향의 표본을 보여 줍니다. 날마다 자기를 부인하고 자아를 깨부술 때 하나님의 기뻐하시는 향기를 발할 수 있습니다.
셋째, 하나님은 풍자향을 요구하십니다. 풍자란 ‘헬르뻬나’로 풍성하다, 기름지다는 뜻입니다. 풍자향은 미나리과의 회향풀에서 추출된 것으로 고무수지입니다. 아주 풍성한 향, 매우 짙은 향 재료입니다. 3가지 향 중 가장 짙은 냄새가 납니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강한 냄새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예수님을 통해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가장 강한 냄새는 사랑이었습니다. 그분의 가르침과 몸소 보여 주신 것은 사랑의 삶이었습니다. 율법의 가장 핵심도 사랑이라고 가르쳐 주셨고, 우리의 죄를 위해 십자가에서 대속의 제물이 되신 것도 우리를 향한 사랑 때문이었습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삶의 열정, 이웃을 내 몸같이 섬기며 사는 삶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향입니다. 믿음, 소망이 있어도 사랑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김영호 용산교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