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구제금융 받나

입력 2010-11-19 00:55

아일랜드 정부의 구제금융 수용 필요성을 언급하는 고위 당국자들의 발언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의 입에서 이 같은 발언이 나오면서 아일랜드 정부의 구제금융 수용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브라이언 레니한 아일랜드 재무장관은 18일 의회 질의 답변에서 “은행권 지원을 위해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 등의 구제금융을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의미를 축소했지만 정부 고위 관료의 입에서 구제금융 필요성이 언급된 것은 처음이다. 이 때문에 유로존(유로화 사용 국가)과 IMF 등의 구제금융 수용 압력에 대해 “필요 없다”고 맞섰던 아일랜드 정부가 그동안의 부정적 입장에서는 한발 물러선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레니한 장관은 지난 16일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 직후엔 구제금융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말한 바 있다.

이날 앞서 패트릭 호노헌 아일랜드 중앙은행 총재는 국영 RTE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아일랜드가 결국 수백억 유로의 구제금융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는 “아일랜드에 제공되거나 제공될 차관의 액수는 아일랜드가 어떠한 시장의 우려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충분한 화력을 갖추고 있음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큰 규모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당국자들의 발언은 EU, IMF 전문가팀이 이날 현지에 도착해 아일랜드 위기의 유로존 전염을 막기 위한 실사작업에 들어간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받고 있다.

전문가팀은 부실은행에 대한 구조조정 문제뿐 아니라 구제금융 필요성 유무, 필요할 경우 그 규모와 조건 등도 논의한다. 한편 EU집행위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아일랜드 정부가 아직 구제금융을 신청하지 않았다고 재확인했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