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 아시안게임] 박태환 1500m 銀… 4관왕 놓쳤지만 그래도 즐겁다
입력 2010-11-18 21:58
박태환(21·단국대)이 자유형 1500m에서 선전했으나 은메달에 머물렀다.
박태환은 18일 중국 광저우 아오티 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자유형 1500m 결승에서 15분01초72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땄다.
박태환은 자신이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 때 세운 한국 기록(14분55초03)을 깨지 못하면서 대회 2연패도 실패했다. 또 자유형 100m와 200m, 400m에서 금메달을 따 대회 2회 연속 3관왕을 차지했던 박태환은 아쉽게 첫 4관왕의 꿈은 물거품이 됐다. 하지만 박태환은 이날 은메달 2개를 추가하며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2개, 동메달 2개 등 총 7개의 메달을 챙겨 2회 연속 대회 MVP가 유력해졌다. 이는 지난 도하 대회 때의 성적(금 3, 은 1, 동 3)보다 좋은 것이다.
출발은 좋았다. 첫 50m 반환점을 3위로 찍은 박태환은 특유의 스퍼트로 100m에서 2등으로 달리던 중국의 장린(23)을 제치고 1위 쑨양(19)을 바로 뒤에서 추격했다. 350m 이후에는 장린이 선두권과 1m 이상 격차를 보이며 박태환과 쑨양의 2파전으로 압축됐다. 하지만 500m 반환점을 돌 때부터 박태환의 힘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결국 600m 반환점에서 쑨양과의 격차가 2m 가량 벌어진 이후부터 박태환은 끝까지 쑨양을 따라잡지 못했다. 이번 대회에서 박태환에게 연거푸 금메달을 내준 쑨양은 작심한 듯 초반부터 엄청난 스피드로 밀어붙여 아시아 신기록(14분45초84)을 무려 10초 이상 단축시켰다. 이는 호주의 ‘수영영웅’ 그랜트 해켓이 2001년 세운 세계기록(14분34초56)에 불과 0.87초 못 미치는 호기록이다.
박태환은 불과 30분 후에 열린 남자 혼계영 400m 결승에서는 1위로 들어온 중국이 부정 출발로 실격처리돼 행운의 은메달을 추가했다.
광저우=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