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명문 사학 제주분교 입시설명회 가보니… 年 4500만원 학비에도 학부모 열기

입력 2010-11-18 21:44


18일 오전 11시쯤 서울 대치동 샹제리제 센터 1층 행사장은 학부모 400여명으로 가득했다. 내년 9월 제주 영어교육도시에 개교하는 첫 국제학교 ‘NLCS-제주’의 입학설명회가 진행 중이었다.



NLCS-제주는 영국 런던의 사립학교 NLCS(North London Collegiate School)가 설립하는 첫 해외 분교다. NLCS는 이튼스쿨, 해로스쿨 등과 함께 영국 명문 사학으로 통한다. NLCS-제주는 내국인 입학 비율을 정원 30% 이내로 제한한 기존 외국인학교와 달리 내국인 입학 정원에 제한이 없다.

다니엘 루이스 런던 본교 교감, 일레인 심 제주 분교 입학사무처장 등 NLCS 관계자가 1시간 가까이 학교를 소개하고 지원 방법을 설명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이나 옥스퍼드대학에 합격한 본교 졸업예정자 3명은 NLCS에서 공부하면서 배우고 느낀 점을 소개했다.

학부모는 진지한 표정으로 경청했다. 행사장에서 받은 학교 안내서를 펼쳐 일부 내용에 볼펜으로 밑줄을 치고 여백에 학교 측 설명을 필기했다. 수첩을 준비해 온 학부모도 있었다. 틈틈이 머리를 맞대고 의견을 주고받았다. 학부모 4명 중 1명은 남성으로 예비 지원자의 아버지들이었다.

무남독녀를 둔 40대 남성은 “자식 교육에 엄마, 아빠 구분이 어디 있겠느냐. 직장이 근처라 잠시 들렀다”며 “중학교 2학년생 외동딸이 캐나다에서 2년째 혼자 유학 중인데 신경이 많이 쓰여 NLCS-제주 편입을 알아보는 중”이라고 했다. 정기택 경희대 의료경영학과 교수는 초등학교 6학년생 아들과 함께 왔다. 정 교수는 “잘 운영되면 외국 유학보다 나을 듯해 계획을 들어보러 왔다”며 “마침 대학수학능력 시험일이어서 학교에 가지 않는 아들을 직접 들어보라고 데려왔다”고 말했다. 아들 승윤(12)군은 “친구들이 유학을 많이 가는데 국제학교가 한국 학교보다 재미있을 것 같다”고 했다.

NLCS-제주의 연간 수업료는 학년에 따라 2만1000∼2만6500달러(2366만∼2986만원)다. 기숙사비는 1만2000∼1만3000달러(1352만∼1464만원)다. 지나치게 비싸다는 지적이 있지만 일반 학교를 다니면서 드는 사교육비, 유학 비용, 교육의 질을 고려할 때 감수할 만한 비용이라고 학부모들은 말했다.

아들 둘을 키우는 김모(44·여)씨는 “큰애를 고등학교에 보내 보니 우리나라 학교 교육과 당국 정책에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작은 아이라도 제대로 된 교육을 받도록 해주고 싶은데 유학은 싫다고 해 국제학교 입학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