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저 검사’ 재수사 속전속결 왜?… 환부부터 도려내 司正 정당성 확보

입력 2010-11-18 18:35

‘그랜저 검사’ 의혹 재수사가 속전속결 양상을 보이고 있다. 청목회 입법로비 의혹 수사와 민간인 사찰 논란으로 검찰과 정치권이 정면충돌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검찰 내부 의혹은 하루라도 빨리 털고 가자는 취지로 보인다. 야당 등 정치권에 공격의 빌미가 될 수 있는 여지를 없애자는 것이다.

그랜저 검사 의혹을 수사 중인 강찬우 특임검사는 18일 “모든 수사는 가급적 빨리 끝내는 게 좋다”며 수사를 최대한 신속히 마무리 짓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검사 4명과 수사관 10여명으로 구성된 특임검사팀 구성은 제기된 의혹을 철저히 규명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다른 사건에 비해 비교적 복잡하지 않은 사건에 이 정도 규모의 수사팀이 투입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 때문에 검찰 내부에서도 한 달 이내에 수사를 끝낼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특임검사의 수사 착수에 앞서 대검 감찰본부가 사건기록을 면밀히 검토해 미진한 부분을 밝혀낸 것도 수사 속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수사 포인트가 이미 정해졌다는 의미다.

1차 수사대상은 S건설 대표 김모씨가 전직 부장검사였던 정모씨를 대신해 그랜저 승용차 구입대금을 내줬는지, 이 돈이 대가성이 있는지 등을 규명하는 것이다. 17일 수사 착수와 동시에 특임검사팀이 김씨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것도 이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검찰은 압수한 자료 검토가 끝나는 대로 김씨와 정 전 부장검사 등 사건 관련자들을 소환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와 함께 정씨의 후배검사가 김씨로부터 승용차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사실관계를 확인할 계획이다.

검찰 관계자는 “그랜저 검사 사건으로 검찰 구성원이 부패했다는 오명을 또다시 쓰고 있다”며 “검찰의 자존심을 되찾기 위해서라도 납득할 만한 결론을 내리면서 수사를 최대한 빨리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현 기자 k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