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세무조사에 당혹스런 SKT… 특별조사 ‘타깃’될까 걱정

입력 2010-11-18 22:04

SK그룹은 지난 16일 시작된 국세청의 갑작스런 세무조사에 당혹감과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 통상적인 세무조사로 보기 어려운 점이 많아 ‘특별조사’의 목표물이 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G20 비즈니스 서밋 의장으로서 행사를 무사히 치른 최태원 SK 회장은 재계 선배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는 차원에서 18일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을 서울 광장동 쉐라톤워커힐 호텔로 초청했으나 앞서 터진 세무조사 소식이 훈훈한 자리에 찬물을 끼얹은 격이 됐다.



국세청과 SK에선 “SK텔레콤에 대한 정기 세무조사일 뿐”이라고 밝혔지만, 재계에선 국세청이 탈세나 비자금 조성에 관한 구체적인 단서를 잡고 조사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많다. 사주 일가의 탈세 관련 특별조사를 전담해온 국세청 조사4국이 이번 조사에 가담한 데다 지주회사인 SK㈜와 SK텔레콤 협력업체까지 조사 대상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SK텔레콤에 통신장비 등을 납품하는 SK텔레시스가 지난 7월 정기 세무조사를 받았는데 그때 국세청이 무언가를 잡고 이번에 SK텔레콤 세무조사에 들어간 것 같다”고 말했다.

국세청 관계자도 “(SK텔레콤처럼) 성실납세 기업으로 선정돼 세무조사가 유예됐어도 사유가 있으면 조사를 할 수 있다”고 말해 구체적인 혐의를 잡고 조사에 착수했음을 시사했다. SK 관계자는 “(이번 세무조사를) 처음엔 통상적인 것으로 생각했는데 협력사들도 포함된 것을 보니 무언가 다른 문제가 더 있는 건지 모르겠다”며 당혹스러워했다.

현재 SK텔레콤이 협력사로부터 중계기를 납품받는 과정에서 탈세했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은 “소설 같은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룹 관계자도 “문제가 없을 줄 알고 넘어간 사안 중에 법리적으로 문제의 소지가 있는 게 발견될 수도 있지만, 의도적으로 엄청난 불법을 저지른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세청은 SK그룹 대주주들의 지분 이동에 관해서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는 SK텔레콤의 지분 23.22%를 갖고 있고, SK㈜는 최 회장이 최대주주(44.5%)로 있는 SK C&C가 지분의 31.82%를 보유하고 있다.

SK 관계자는 “최근 상당수 대기업들이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데도 SK만 문제가 있는 것으로 부각되는 것 같다”며 억울해 했다. 그는 “일부 언론에 보도된 SK텔레시스와 SK C&C는 이번 세무조사와 무관하다”면서 “그룹 전체가 조사를 받는 것처럼 부풀려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천지우 권지혜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