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학년도 대입 수능] 외국어 독해 유형만 바꿨을 뿐 EBS 교재 그대로

입력 2010-11-18 22:08


올 대입수학능력시험에서는 모든 영역의 EBS 연계율이 70%를 넘었다. 수능 출제본부와 EBS 자체 분석팀, 입시업체 모두 EBS 교재로 충실히 공부한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 간의 점수차가 벌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70% 넘은 영역별 EBS 연계율 =언어영역은 EBS 연계율이 72%(36문항)였다. 듣기, 쓰기, 문학, 비문학 모두 EBS 지문을 조금씩 재구성해 출제됐다. 언어영역 듣기 ‘도서관 운영의 개선’에 관한 토의를 다룬 4∼5번 문제, 동사 ‘들다’의 의미 분류를 다룬 11번 문제는 EBS 교재의 소재를 그대로 활용했다. 문학은 8개 작품 중 5개 작품이 EBS와 연계됐다. 특히 이호철의 ‘나상’(현대소설)과 김광욱의 ‘율리유곡’(고시조)은 EBS 교재에만 단독으로 수록된 작품이었다. 비문학은 6개 지문 중 3개 지문이 EBS 교재 지문과 직접 연계됐고 2개 지문도 EBS 교재에 나오는 지문의 핵심 제재·논지와 같은 내용이 출제됐다.

수리 영역의 EBS 연계율은 ‘가’형 72.5%(29문항), ‘나’형 80%(24문항) 정도였다. ‘가’형 5·14번, ‘나’형 14·24번 등 EBS 교재를 직접 참고해 제작하려는 의도가 보이는 문제도 많았다. 외국어 영역은 EBS 연계율이 70%(35문항)였다. 듣기 문항은 EBS 교재의 대화를 재구성하거나 소재 그림을 재활용했다. 독해 문항은 유형만 바뀌었을 뿐 지문이 거의 EBS 교재 그대로 출제되기도 했다. 탐구영역과 제2 외국어·한문 영역도 모두 연계율이 70%를 상회했으며 특정 과목은 80%에 달했다.

◇EBS교재, 제대로 본 학생만 도움 될 듯=EBS 연계율은 높았지만 문제는 까다로웠다. EBS 교재를 피상적으로 훑어서는 풀 수 없는 문제들이 적지 않았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와 EBS 공동 수능경향 출제분석팀은 언어 영역에 대해 “비문학은 기술, 과학, 사회, 예술 지문에서 세밀한 이해가 없으면 답을 찾기가 어려운 문제가 출제됐다”며 “EBS 지문을 공부해 충분한 배경지식을 갖춘 학생이라면 내용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수리 영역에 대해서도 “이 문제는 왜 이렇게 풀어야 하는가라는 이유를 충분히 파악해야 EBS 교재의 연계 효과를 확실히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입시업체들도 “EBS 연계 문제라도 까다로운 문제가 있기 때문에 교재를 충실히 공부한 수험생이라야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EBS 교재를 문제 풀이에 그치지 않고 지문과 문항을 철저히 분석한 상위권 수험생은 EBS 교재가 이번 수능에서 상당히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언어와 외국어 영역은 EBS 연계율에 대한 체감도가 특히 높을 것”이라면서 “EBS 교재에서 다룬 문항을 응용·변형해 출제했기 때문에 교재를 충실히 본 학생과 대충 본 학생은 차이가 많이 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