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 아시안게임] 추신수 또 한방… “이젠 금메달만 남았다”
입력 2010-11-18 21:53
야구도 축구처럼 중국은 없었다. 한국 야구대표팀이 홈팀 중국을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한국은 18일 아오티 야구장에서 열린 중국과의 준결승에서 선발 투수 양현종(KIA)의 호투와 박경완(SK)의 2타점 적시타를 앞세워 7대 1 완승을 거뒀다. 한국은 이로써 중국에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이후 한 번도 지지 않았다. 반면 2008 베이징올림픽 대표 13명이 포함된 중국은 홈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에도 불구하고 한국에 완패하며 고개를 떨궜다.
출발은 불안했다. 양현종은 선두타자 추이샤오에게 중전안타를 맞은 뒤 2루 도루를 허용했다. 하지만 프로야구 정규리그 다승 공동 2위(16승)를 차지한 KIA의 뉴에이스답게 양현종은 다음 타자 훠펭롄을 삼진으로 잡은 뒤 장훙보를 3루 땅볼, 4번 타자 왕웨이 마저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이닝을 마무리했다.
한국의 방망이는 2회 하위 타순부터 터졌다. 김현수(두산)가 내야 안타로 공격의 포문을 열었고 강정호(넥센)가 좌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로 1사 2, 3루의 찬스를 만들었다. 득점은 베테랑이 만들었다. 대표팀 최고참 박경완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중전 적시타를 때려내며 2-0을 만들었다.
3회 1점을 허용한 한국은 메이저리거 추신수(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홈런 한 방으로 중국의 추격의지를 꺾었다. 대만과 1차전에서 홈런 두 방을 치는 등 예선 3경기에서 9타수 5안타(타율 0.555), 8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던 추신수는 3회말 2사 후 볼 카운트 2-0에서 3구째 시속 119㎞짜리 슬라이더를 그대로 끌어당겨 담장을 넘겼다.
기세가 오른 한국은 5회 중국의 마운드를 맹폭하며 승리를 결정지었다. 손시헌(두산)의 2루타로 공격의 물꼬를 튼 한국은 정근우(SK)가 다시 2루타를 날려 1점을 보탰고 계속된 2사 1, 3루에서 김태균(지바 롯데)이 주자를 모두 불러들이는 2타점 2루타를 때리면서 6-1로 달아났다.
양현종의 구원투수로는 팀 동료인 윤석민(KIA)이 7회부터 나왔다. 대만과 1차전 때 명단에서 누락되는 바람에 6회 마운드에 올랐다가 단 1구도 던지지 못하고 내려오는 해프닝을 겪었던 윤석민은 150㎞ 안팎의 강속구로 상대 타자를 압박했다. 7회 2사 1, 2루에서 이대호의 3루쪽 강습 타구가 3루수 몸을 맞고 굴절되면서 1점을 보태 7대 1로 더 달아나며 승부를 사실상 확정지었다. 한국은 윤석민에 이어 송은범(SK)과 안지만(삼성), 정대현(SK) 등 철벽 불펜조가 나서 경기를 매조지했다.
양현종은 6이닝 동안 삼진 5개를 솎아내며 3안타 1실점으로 막고 승리투수가 됐다. 승장 조범현 감독은 “이제 마지막이다. 금메달을 따려고 모든 걸 쏟아 붓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국은 19일 오후 7시부터 결승전을 치러 금메달에 도전한다.
광저우=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