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로 번진 아이티 콜레라… 이민 온 여성 양성 판정
입력 2010-11-18 18:02
아이티의 콜레라가 주변 국가로 확산될 움직임이다. 지난 16일(현지시간) 아이티 인접국 도미니카에 이어 17일 아이티 이민자들이 많이 거주하는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콜레라 환자가 확인됐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도미니카에서 발견된 환자는 아이티 출신 32세 남성으로 동부 이게이 지역에서 건설 노동자로 일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12일까지 아이티의 고향에서 휴가를 보내면서 콜레라에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도미니카에 돌아온 직후 설사와 구토 증세로 병원에 입원했고, 확진 판정을 받았다.
도미니카 당국은 첫 콜레라 환자가 발생함에 따라 아이티와의 국경 통제를 강화하고 방역 조치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특히 국경 마을을 수색해 불법 월경이 의심되거나 감염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을 격리시키고 있다. 16일까지 170명이 방역 차원에서 구금됐다.
미국 플로리다주 보건당국은 최근 아이티의 친척을 방문하고 돌아온 여성이 콜레라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보건당국은 “이 여성은 치료를 받고 경과가 양호하다”고 말했으나 콜레라에 대한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플로리다주는 24만여명의 아이티 이민자들이 거주하고 있어 아이티 왕래가 많다.
아이티에서 콜레라가 6∼12개월 더 지속되면 1만명이 목숨을 잃을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시로 우가르테 범미주보건기구(PAHO) 고문은 “앞으로 6∼12개월간 20만명의 콜레라 환자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4∼5%의) 치사율이 지속될 경우 1만명의 사망자가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아이티에선 17일까지 콜레라로 1100명이 숨졌고, 1만8000여명이 치료를 받았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