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장에 담긴 가족사랑 오해 눈녹듯… ‘일기장 통신’

입력 2010-11-18 17:24


일기장 통신/글 김희숙·그림 민재회/뜨인돌어린이

초등학교 6학년생 다미는 공부를 잘하지 못한다. 웃음소리가 크고 성격도 쾌활하지만 공부보다는 인터넷게임이 훨씬 좋다. 이 때문에 매번 엄마의 잔소리를 듣게 되는 다미는 공부만 하라는 엄마가 밉다. 다미의 언니이자 중학교 3학년인 다인이는 공부를 잘해 엄마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다. 수학경시대회에 나가 시에서 일등을 차지할 정도다. 하지만 소심한 다인이는 짝사랑 열병을 앓고 있다. 워킹맘인 엄마는 회사일과 집안일에 치여 아이들을 제대로 돌보지 못할까봐 전전긍긍한다. 속마음을 좀처럼 보여주지 않는 두 딸들이 섭섭하기만 하다. 아빠도 엄마와 딸들의 갈등에 끼어 하루하루가 피곤하다.

평범해 보이지만 좀처럼 소통하지 못하는 가족을 다룬 성장 동화다. 아이들이 성장하고 자아를 찾게 되면서 겪기 마련인 갖가지 오해와 갈등을 가족 구성원들이 쓰는 일기장을 통해 풀어냈다. 다미네 가족들은 무심코 한 말과 행동으로 다른 가족에게 상처를 입히지만 좀처럼 사과하지 못한다. 두 딸은 비밀 일기장에 속마음을 털어놓으며 위안을 얻고, 공부밖에 모를 줄 알았던 엄마는 가계부에 아이들의 건강과 마음을 살피려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심정을 털어놓는다.

“언니를 질투하기는 했지만 언니가 자랑스럽다. 진짜 축하해. 우리 언니! 부럽다. 도대체 언니랑 내 머리는 뭐가 다를까?”(47쪽, 다미의 일기)

“가만히 혼자 생각하면 다인이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겠는데, 애들 앞에서는 화부터 내게 된다. 현명한 어른이 된다는 건 어렵다.”(108쪽, 엄마의 일기)

다미가 집단 따돌림을 당하고, 다인이의 성적이 곤두박질치면서 갈등은 최고조에 이르지만 다미네 가족은 가족일기장에 자신의 속마음을 솔직하게 드러내면서 위기를 극복한다.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니 사랑은 더욱 돈독해진다.

책 말미에는 엄마와 아이가 겪는 대표적인 갈등 사례들을 나열한 뒤 전문가의 조언과 함께 서로의 속마음을 쓰는 ‘비밀 수다방’ 코너를 마련해 부모와 아이가 대화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