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 아시안게임] ‘대역전 金물살’… 박태환 200m·400m 이어 100m도 제패 3관왕

입력 2010-11-17 21:20


‘마린보이’ 박태환(21·단국대)의 금빛 물살 행진은 어디까지 이어질까. 박태환이 아시안게임 2회 연속 3관왕이라는 대위업을 달성하며 한국 수영사를 다시 썼다.

박태환은 17일 오후 중국 광저우 아오티 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자유형 100m 결승에서 48초70의 한국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8년 전국체육대회에서 자신이 세운 종전 한국 기록(48초94)을 0.24초 줄였다. 박태환에 이어 루즈우(중국)가 48초98로 2위, 아시아 기록(48초49) 보유자인 후지이 다쿠로(일본)가 49초37로 3위를 차지했다.

박태환은 자유형 200m와 자유형 400m에 이어 이번 자유형 100m까지 우승하면서 금메달 3개를 따내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 이어 2회 연속 대회 3관왕을 차지했다. 박태환은 도하에서는 자유형 200m, 400m와 1500m에서 금메달을 땄다. 4년전에는 자유형 100m에서는 은메달을 땄지만 이번에는 아시아의 정상에 올랐다.

이로써 6개의 아시안 게임 금메달을 보유하게 된 박태환은 ‘아시아의 인어’ 최윤희와 함께 가지고 있던 아시안게임 수영 최다 금메달(5개) 기록을 경신했다. 종목을 가리지 않으면 6개씩 금메달을 딴 양창훈(양궁), 서정균(승마)과 함께 아시안게임 최다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박태환은 또 이번 대회에서 이날까지만 5개(금3, 동2)의 메달을 목에 걸어 총 12개(금6, 은1, 동2)의 메달을 챙기면서 아시안게임 수영 종목 최다 메달리스트도 됐다.

경기장에 들어설 때 박태환은 자유형 100m가 주종목이 아닌 만큼 다른 경기에 비해 한결 긴장한 모습이었다. 특유의 헤드폰을 낀 채 입장했지만 다른 선수들이 몸을 풀고 있는 동안 박태환은 자신이 직접 가져온 수건으로 출발대를 열심히 닦았다.

출발 신호가 울리고 물속으로 뛰어든 박태환은 50m에서 24초02의 기록으로 전체 8명 중 5위로 통과해 메달 전망을 어둡게 했다. 하지만 기우였다. 반환점을 돌자마자 박태환은 폭발적인 스피드로 앞선 선수들을 차례차례 제친 후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어 관중들을 열광케 했다. 1위를 확인한 박태환은 포효하며 관중들에게 박수를 유도했다.

박태환은 “내 주 종목이 아니었지만 긴장하면서 준비했다”며 “3관왕에 대한 욕심이 없었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좋은 기록에 금메달까지 따면서 마무리를 잘 하게 돼 너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박태환은 18일 1500m에 출전해 4관왕에 도전한다.

광저우=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