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도 외환은행에 ‘눈독’ 들이는데…
입력 2010-11-17 18:13
산업은행이 외환은행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민영화를 앞두고 기업금융, 해외 네트워크, 국내외 수신 기반 확충이 절실한 산업은행에 외환은행은 안성맞춤 매물이다. 하지만 호주 ANZ은행에 이어 하나금융지주가 인수전에 뛰어든 상황에서 산업은행의 움직임은 인수가격만 부풀릴 수 있다.
민유성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은 17일 서울 여의도동 본사에서 열린 ‘사랑의 김장 나누기’ 행사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외환은행 인수에 대해 정부와 상의해 종합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민 회장은 “산업은행이 해외시장에 적극 진출하려면 수신기반 확보가 필수인데 국익 등을 고려해 민영화를 앞둔 산업은행에도 기회를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산업은행은 수신기반 확보 등을 위해 국내외 금융회사 인수·합병(M&A)에 상당한 관심을 가져왔다. 그동안 외환은행 인수를 원한다고 공공연히 밝혀왔지만 정부의 의도적인 반대로 뜻을 펴지 못했다. 외환은행은 총자산수익률이 1%가 넘는 매력적 매물이다. 국내 외국환 업무의 40%를 점유하고 있는데다 기업금융에도 강하다.
정부는 여전히 부정적 입장이다. 하나금융까지 뛰어든 마당에 산업은행이 추가로 발을 담그면 인수 가격 상승만 부추겨 론스타 배만 불려줄 수 있다는 생각이다. ANZ은행은 론스타에 외환은행 인수가격으로 3조원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론스타와 ANZ은행의 협상은 잠정 중단된 상태다. 론스타는 협상 가능성을 여전히 열어두고 있다. 하나금융과 구속력 없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이유이기도 하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