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진인사대천명”… 대선출마 의사 우회 표명
입력 2010-11-17 18:09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17일 얘기를 쏟아냈다. 여권의 잠재적 차기 대선주자인 김 지사는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민감한 현안에 대해 소신을 드러냈다.
그는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민심과 천심이 결정할 문제”라며 우회적으로 대선 출마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김 지사는 여권 내 개헌 논의와 관련, “지금 시점에 (개헌은) 가능하지도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권력 내부에서 권력 주변의 이해관계를 두고 논한다는 것이 맞지 않다”며 “권력 분산은 법률 개정으로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개헌 논의는 다음 정권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감세 논란에 대해서는 “내 입장은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가 말한 쪽에 가깝다”며 소득세 일부 감세 철회안을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그는 “감세정책 자체는 포퓰리즘이 아니며, 재정 건정성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원론적으로는 청와대와 정부 입장에 동의했다.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사찰에 대해 김 지사는 “권력층 비리 의혹에 대해서는 정부, 집권당이 엄격한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며 “도덕적, 법률적 의심을 남겨놓으면 리더십이 약해진다”고 말했다. 미온적인 검찰 수사에 대한 비판으로 읽힌다. 그러나 청목회 입법로비 의혹 관련 수사에는 “문제가 있다면 수사를 해야 하고 수사권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본인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다는 패널 지적에 “여론은 출렁이는 파도와 같아서 그 시점의 스냅사진 같은 것”이라며 “시대 흐름과 역사 요구, 국민 희망이 어디에 있는지 제 자신이 어떻게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응수했다.
김 지사는 여야 차기 대선주자들에게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해서는 “지지율 이상의 최고 인기스타”라면서도 “세종시 입장은 문제가 있다. 정치인의 득실을 넘어 국가적으로 이 문제에 분명한 입장을 가졌으면 한다”고 꼬집었다.
그와 지지층이 겹친다는 평가를 받는 민주당 손학규 대표를 겨냥해서는 “민주화 세력을 대표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며 “한나라당에 계셨다면 더 큰 역할을 맡았을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