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 아시안게임] “1회전 탈락이라니…” 태권도 충격
입력 2010-11-17 21:20
한국 태권도가 첫날 3체급에서 ‘노골드’의 부진을 보이며 종주국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한국은 17일 광저우 광둥체육관에서 치러진 대회 남자 87㎏급 결승에 박용현(용인대)이 올랐지만 2006 도하대회 챔피언 유세프 카라미(이란)에게 3대 4로 져 은메달에 그쳤다. 한국은 앞서 남자 74㎏급의 장경훈(수성구청)과 여자 46㎏급의 황미나(동아대)가 1회전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한국은 이날 출전한 세 체급에서 단 한 개의 금메달도 따내지 못하며 8개 이상 금메달 획득 목표 달성에 차질을 빚었다.
한국은 이날 3명의 선수가 지난 4월 대표선발전에서 처음 태극마크를 달아 국제대회 경험이 거의 없었다. 게다가 이번 대회에서 사용하는 전자호구가 국내 대회서 사용하는 전자호구와 달라 적응이 힘들었던 점도 부진의 원인이 됐다.
이번 대회서 사용되는 라저스트사 전자호구는 발등에 부착된 센서가 몸통 센서와 닿으면 자동적으로 점수가 매겨지는 방식이다. 그러나 국내에서 사용하는 KP&P사 전자호구는 일정 강도 이상의 타격이 있어야 채점이 되는 방식이어서 경기운영 방식이 달라질 수 밖에 없다.
류병관 대표팀 감독도 “한 달 반 전에야 라저스트사 제품의 전자호구를 사용한다는 통보를 받아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이 너무 짧았다”며 “대표선수들이 국내에서 전혀 이번 전자호구를 써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류 감독은 “이란은 라저스트 전자호구의 특성을 활용해 우리 선수에게 바짝 붙어서 우리의 공격이 들어가면 피하면서 발바닥으로 밀어버리는 방식으로 점수를 땄다”고 설명했다.
박용현은 “전자호구에 적응하려고 연습을 많이 했지만 부족했다”며 “이란 선수들은 4년 전부터 라저스트사 제품을 사용하면서 점수 내는 법을 알고 있었다. 기술이나 실력으로 졌다기보다 요령에서 뒤졌다”고 덧붙였다.
예선에서 압도적인 우위로 결승에 오른 박용현은 카라미를 상대로 1회전을 득점 없이 넘겼지만 2회전에서 가슴 공격을 허용하며 1-3으로 끌려갔다. 박용현은 3회전에서 상대 경고로 한 점을 추가하고 경기 막판 가슴 가격으로 추가점을 따냈지만 끝내 경기를 뒤집지 못했다. 이란은 이날 2개의 금메달을 따내 종주국 한국을 무색케 했다.
서완석 부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