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신스캐너 거부 온라인 운동 확산… ‘타이너의 항의’ 동영상 인기

입력 2010-11-17 21:34


“내 몸에 손대면 경찰을 부르겠다(If you touch my junk, I’ll have you arrested).”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머인 존 타이너(31)가 지난 13일 미국 샌디에이고 공항에서 전신스캔과 정밀 몸수색을 거부하며 퍼부었던 분노의 항의다. 휴대전화 동영상으로 촬영된 ‘타이너의 항의’ 장면이 인터넷을 통해 급속히 확산되면서 전신스캐너에 대한 미국 여론이 들끓고 있다.

인터넷상에선 타이너가 말한 “내 몸을 만지지 마라”는 문구(사진)를 담은 티셔츠와 자동차 범퍼 스티커, 모자, 속옷 등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고 AP통신이 16일 보도했다.

타이너의 항의는 한발 더 나아가 인터넷상에서 전신스캔과 정밀 몸수색을 거부하자는 온라인 운동에 불을 지폈다. 추수감사절(25일) 전날 미국 모든 공항에서 이를 실행하자는 것이다. 타이너는 “나는 내 방식을 따르라고 강요하지 않지만 사람들은 양심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고 본다”며 “정부 방침이 틀렸다면 복종하지 않는 게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아메리칸 항공과 유에스에어웨이즈 항공 소속 조종사로 구성된 노조도 조종사들에게 전신스캔을 거부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추수감사절 기간은 4000만명이 몰리는 미국 최대 항공 성수기라는 점에서 상당한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CBS가 지난주 성인 1130명을 상대로 전화 조사한 결과 응답자 81%가 전신스캐너를 이용한 검색에 찬성하고, 15%만이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응답자 52%는 공항에서 인종별 검색 차별 행위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미국 연방교통안전청(TSA)은 2007년부터 전신스캐너를 도입, 미국 65개 공항에서 약 315대를 운용하고 있으며 올해 말까지 500대를 설치할 계획이다.

김영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