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찬우 특임검사 “검사의 피는 차갑다”… ‘그랜저 검사’ 재수사 본격 착수
입력 2010-11-17 18:01
‘그랜저 검사’ 사건에 대한 특임검사의 재수사가 17일 착수됐다. 강찬우 특임검사는 “검사가 검사를 제대로 수사할 수 있겠는냐”는 질문에 “검사의 피는 차갑다”고 대답했다.
수사팀 사무실은 서울고검 15층에 마련됐다. 대검찰청 감찰본부 이선봉 부부장검사(연수원 27기), 부산지검 박철웅 검사(28기), 수원지검 성남지청 김윤희 검사(31기·여)가 특임검사에게 파견됐다. 강 특임검사는 “감찰사건 수사 경력과 수사 능력이 뛰어나다는 검사를 골랐다”며 “특임검사도 직접 수사에 참여한다. 지휘감독만 하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강 특임검사는 “대검 감찰본부가 사건을 검토한 결과 수사에 미진한 부분이 있다고 판단했고, 검찰총장이 이를 받아들여 재기수사를 명령했다”고 밝혔다. 이전 수사 때 부족한 점만 추가적으로 들여다보는 게 아니라 사건의 발단부터 새로 수사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강 특임검사는 대검 감찰본부가 이전 수사의 무혐의 처분 결론이 잘못됐다고 판단한 건 아니라고 설명했다. 더 조사했어야 할 점이 있어 재수사 필요성을 결정했다는 것이다.
특임검사팀은 이 사건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린 당시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에 대한 수사도 진행할 방침이다. 강 특임검사는 이에 대해 “당시 수사팀이 금품수수 등 비위 문제가 있을 때”라고 선을 그었다. 대검 감찰본부 1차 조사와 특임검사의 재수사 결과를 비교해 수사의 과오를 판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 특임검사는 검찰총장의 지휘에서 벗어나 독립적으로 수사를 진행한다. 그는 “수사 결과만 총장에게 보고한다. 내부 징계할지, 정식으로 기소할지 판단도 특임검사가 독립적으로 결정한다. 대검의 판단에 구애되지 않고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특임검사팀은 서울중앙지검에서 제출받은 수사자료 분석에 집중할 방침이다. 그는 “수사 기간에 제약이 없다. 한 점 의혹이 남지 않게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그랜저 검사 사건이란 전직 부장검사인 정모씨가 지인의 고소 사건 편의를 후배 검사에게 청탁하고 그 대가로 그랜저 승용차를 받았다는 의혹이다. 이후 정씨와 담당 검사였던 도모 검사는 뇌물수수 등 혐의로 고소됐지만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는 지난 7월 모두 무혐의 처분했다. 지난 10월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에 대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선 민주당 이춘석 의원이 도 검사도 그랜저 승용차를 받았다는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하기도 했다.
김정현 기자 k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