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 아시안게임] 하루 쉬고 또 金총성… 사격 스탠더드 권총 개인·단체 우승
입력 2010-11-17 17:54
다시 금빛 총성이 울렸다. 전날 하루 금메달 행진을 멈추며 숨을 고른 한국의 명사수들이 17일 25m 스탠더드 권총에서 금메달 2개를 한꺼번에 캐내며 골드러시를 재점화했다.
홍성환(27·서산시청)은 이날 광저우 아오티 사격관에서 열린 대회 닷새째 남자 25m 스탠더드 권총에서 575점을 쏴 573점을 쏜 북한의 김정수(33)를 2위로 밀어내고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홍성환은 단체전에서도 570점을 쏜 장대규(34)와 563점의 황윤삼(27·이상 서산시청)과 함께 1708점을 합작해 2위 중국(1707점)과 3위 북한(1690점)을 누르고 우승, 대회 2관왕에 등극했다.
한국 사격은 홍성환의 금메달 2개 추가로 총 10개의 금메달을 획득해 아시안게임 최다 금메달(종전 1994년 히로시마대회와 1986년 서울대회 금메달 7개) 행진을 이어갔다.
한국 사격의 눈부신 성장은 지난 8년 동안 다져 온 성과물이다. 국내 사격 선수의 숫자는 전국을 통틀어도 3000명 정도에 불과하다. 사격 선수가 5000만명으로 한국 전체 인구와 맞먹는 중국과 비교하면 1만분의 1도 되지 않는 셈이다. 그럼에도 이런 성과가 나온 것에 대해 변경수(52) 대표팀 총 감독은 “한 명의 선수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지도했다.”고 강조했다. 2003년부터 8년 동안 대표팀을 맡으면서, 변 감독은 서서히 선수들을 정상급 기량으로 길러냈고, 그 결과는 이번 대회 무더기 금빛 총성으로 이어졌다.
대한사격연맹을 후원하고 있는 한화그룹의 역할도 컸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열악한 여건의 비인기 스포츠 종목에 대한 관심을 보이며 사격종목 후원을 아끼지 않았다. 2002년부터 연맹회장을 김정 한화갤러리아 상근고문이 맡으면서 매년 7억원 이상의 사격발전기금을 지원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는 선수들이 최상의 컨디션으로 경기에 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트레이너 현지 파견 비용 전액도 지원했다.
변 감독은 “좋은 선수들을 구하기 힘든 아마추어 종목에서 신인을 키워낸 것은 꾸준한 투자 덕분이다. 김승연 회장이 꾸준히 학교체육 등에 투자하면서 좋은 씨앗을 많이 얻을 수 있었다”고 감사를 전했다.
김준동 기자 jd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