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 아시안게임] 맏형·맏언니들, 금메달사냥 선봉

입력 2010-11-17 17:50

역시 맏형, 맏언니는 달랐다. 한국 선수단의 남녀 고참 선수들이 대회 초반 ‘코리아 질주’를 앞에서 이끌고 있다.

연일 금빛 총성을 울리고 있는 사격에서는 남자 대표팀의 맏형 김학만(34·상무)과 여자 대표팀의 맏언니 김정미(35·인천남구청)가 선봉에 서고 있다. 남자소총 대표팀의 김학만은 50m 소총복사 개인전에서 우승한 뒤 단체전 우승까지 거머쥐며 대회 2관왕에 등극했다. 김정미도 이윤채(우리은행), 권나라(인천남구청)와 여자 50m 소총복사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했다.

김학만과 김정미의 활약에 힘입은 한국 사격은 역대 아시안게임 최다 금메달을 수확하며 한국이 일본을 제치고 종합 2위를 달리는 데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6개를 챙긴 유도에서는 대표팀의 큰 형님인 ‘탱크’ 황희태(32·수원시청)가 100㎏급에 출전해 고별 무대에서 값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3년 오사카 세계선수권대회와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때 90㎏급에서 금메달을 메친 황희태는 서른을 넘은 나이에도 한 체급을 올려 도전한 끝에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금빛 낭보를 전했다.

구기종목에서도 고참선수들의 활약은 눈부시다.

24년 만에 금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는 축구에서는 김정우(28·광주)와 박주영(25·AS모나코)의 플레이가 돋보이고 있다. 홍명보 감독이 지휘하는 대표팀에서 와일드카드로 뽑혀 광저우에 입성한 김정우와 박주영은 중국과의 16강전에서 각각 결승골과 추가골을 넣으며 팀의 8강 진출을 이끌었다.

드림팀으로 구성된 야구 대표팀에서는 박경완(38·SK)이 ‘안방마님’으로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고, 탁구 대표팀의 33세 동갑내기 오상은(한국인삼공사)과 김경아(대한항공)도 단체전에서 중국의 높은 벽에 막혔지만 에이스로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따는 데 한몫했다.

이 밖에 4년 전 도하 대회 때 중동 심판들의 편파 판정에 휘말려 메달을 놓쳤던 남자 핸드볼 대표팀의 최고참 윤경신(37·두산)과 여자 핸드볼의 ‘왕언니’ 허순영(35·대구시청)도 남녀 핸드볼 동반 금메달 사냥에 앞장서고 있다.

김준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