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재 강원지사 ‘과욕’ 논란… 3개월 업무지시사항이 전임자 2년치 분량

입력 2010-11-17 17:52


이광재 강원도지사의 3개월 간 업무 지시사항 건수가 전임자의 2년치와 엇비슷한 것을 두고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그만큼 의욕적으로 업무를 하고 있다고 두둔하는 쪽이 있는가 하면 무분별하게 지시를 남발하는 것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17일 강원도가 도의회에 제출한 행정사무 감사자료에 따르면 지난 9월 2일 직무정지에서 해제된 이광재 지사가 업무복귀 후 최근까지 내린 지시사항은 강원은행 설립 검토 등 91건이다. 이는 전임 김진선 지사의 2008년(48건)과 2009년(44건) 2년치 지시사항과 맞먹는다. 도 관계자는 “도지사의 지시사항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도정에 대한 구상이 많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라며 “취임 초기인 만큼 의욕적으로 업무에 나선 점도 영향을 끼친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과도한 지시는 오히려 도정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곽영승 도의회의원(한나라당)은 “왕성하게 일하려는 의욕은 인정하지만 도지사는 실현 가능성과 예산, 법률을 명확히 검토한 뒤 신중하게 업무를 처리해야 한다”며 “무분별한 지시사항이 남발되다 실현되지 못할 경우 행정에 대한 신뢰도가 저하되고 공직사회의 에너지도 분산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도지사 지시사항 중 현재까지 조치가 완료된 것은 도청 회의실 벽면 디자인 교제와, 실·국장회의에서 공무원 제안 발표, 알펜시아 활성화 위원회 구성 등 3개에 불과하다.

춘천=정동원 기자 cd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