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 밥상에 ‘고춧가루’ 뿌리는 악덕상혼… 쇳가루·향신조미료 고춧가루-중국산을 국산으로 눈속임
입력 2010-11-17 17:53
김장철을 앞두고 쇳가루가 섞인 고춧가루를 팔거나 배추와 소금의 원산지를 속여 파는 악덕 상혼이 기승을 부려 식탁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경기도 광역특별사법경찰은 17일 도내 고춧가루 제조업체 155곳을 대상으로 원산지표시 및 위생에 대한 특별단속을 벌여 29곳을 적발했다. 특사경이 압수한 2.3t 분량의 불량 고춧가루에는 쇳가루와 향신조미료 등이 섞여 있었다. 특사경은 유통기한이 지나 고춧가루의 맛이 떨어지자 조미료를 넣은 것으로 보고 도보건환경연구원에 성분검사를 의뢰했다.
중국산 소금을 국산으로 둔갑시켜 판매한 업자도 적발됐다. 동해해양경찰서는 중국산 소금을 국내산 천일염으로 둔갑시켜 판매한 혐의(대외무역법위반)로 소금 판매업자 S(49)씨를 붙잡아 조사중이다. 해경에 따르면 S씨는 중국산 소금 2.7t을 수입업자로부터 구입한 뒤 중국산 포대를 국내산 포대로 교체하는 속칭 ‘포대갈이’ 수법으로 시중에 유통시킨 혐의다.
배추파동을 틈타 중국산 배추로 만든 김치를 국산 김치로 속여 파는 행위도 활개를 치고 있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은 지난달 11일부터 배추(김치) 및 양념류 원산지 위반행위에 대해 특별단속을 벌여 원산지를 거짓 표시한 45개 업소를 적발해 형사 입건하고 미표시한 9개 업소에 과태료를 부과했다. 농관원은 김장재료 둔갑행위가 기승을 부리자 당초 15일까지 실시하기로 했던 특별단속 기간을 이달 말까지로 2주 연장하기로 했다.
충북 청주의 한 김치 제조업체는 중국산 배추로 22t의 김치를 만들어 팔았고, 청주와 청원지역 유통업체 2곳은 각각 3t과 1.2t의 중국산 김치를 국산으로 속여 판매했다.
원산지를 속여 파는 수법도 진화하고 있다. 예전에는 중국산 김치를 국산으로 ‘포장갈이’ 하는 방법을 주로 사용했으나 최근에는 중국산 김치에 국산 양념류를 추가해 국산으로 둔갑시키고 있다.
농관원 관계자는 “김치가 우리 식탁에서 빠지는 않는 기본 반찬임을 감안해 건강을 위협하는 위반제품 발견 시 신속히 압류나 회수하고 있다”며 “상습적이거나 고의적인 제조업체에 대해서는 강력히 처벌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수원 동해=김도영 정동원기자 cd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