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광저우] 화난 중국 축구팬들 “팀 해산” 외쳐
입력 2010-11-16 18:30
○…안방에서 또다시 공한증(恐韓症)에 몸서리친 중국 축구팬들이 화가 단단히 난 모습이었다. 지난 15일 광저우 텐허 스타디움의 6만석을 가득 메운 중국 홈팬들은 경기 초반에는 ‘자여우(加油·파이팅)’를 외치며 일방적인 응원을 펼쳤지만 후반 13분 조영철에게 세번째 골을 얻어맞자 분노하기 시작했다. 급기야 일부 팬들은 한국이 공을 잡으면 박수갈채를 보내기도 했고, 중국 팀을 향해 ‘지에샨(解散·해산)’이라고 소리치는 모습도 곳곳에서 보였다. “중국 축구 대표팀을 없애라”는 뜻이다.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쑨웨이 중국 감독은 성난 자국 기자들로부터 조롱에 가까운 질문을 받았다. 한 중국 기자는 쑨웨이 감독에게 “당신은 누구의 백(도움)으로 감독이 됐냐”고 했고, 또다른 기자는 “감독 언제까지 할 거냐”고 따지기도 했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기대하고 있는 야구 종목에서는 연일 웃지 못할 촌극이 빚어지고 있다. 몽골은 전체 엔트리 24명의 딱 절반인 12명만으로 팀을 구성했다. 그나마 첫 경기에서 주축 타자가 파울 타구에 맞아 현재 11명 밖에 뛰지 못하고 있다. 더 놀라운 것은 몽골 야구 대표팀은 광저우에 나무 방망이를 달랑 한 자루만 들고 왔다는 것이다. 이 소식을 들은 허구연 해설위원이 결국 한국 대표팀에서 방망이 세 자루를 얻어 몽골에 나눠주는 ‘선심’을 발휘했다. 일부 기자들 사이에서는 국내 인기 예능 프로그램인 ‘천하무적 야구단’과 몽골 야구대표팀과의 자선 경기를 한 번 해보는 것이 어떨까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왔다.
광저우=모규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