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 아시안게임] 태권도 체급별 일정 어이없는 변경

입력 2010-11-16 18:31

한국의 효자종목 태권도가 뜻밖의 복병을 만났다. 17일부터 펼쳐지는 태권도 종목의 경기 일정이 이틀 전 갑작스럽게 바뀐 것이다.



16일 대한태권도협회에 따르면 광저우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는 전날 태권도 종목 참가국 대표자 회의에서 경기 일정 변경을 통보했다. 17일부터 20일까지 나흘간 치르는 것은 변함이 없지만, 체급별 경기 일정이 크게 흔들렸다. 김성호(용인대)가 출전하는 남자 54㎏급의 경우 당초 17일 경기가 열릴 예정이었지만 20일로 바뀌었다. 19일에 맞춰 컨디션 조절을 해온 남자 87㎏급의 박용현(용인대)은 17일로 앞당겨졌다. 한국은 이번 대회 총 16개 체급(남녀 8체급씩) 중 12개 체급(남녀 6체급)에 출전하는데 경기 일정이 바뀌지 않은 선수는 장경훈(수성구청·남자 74㎏급)과 이대훈(한성고·남자 63㎏급), 황미나(동아대·여자 46㎏급), 오정아(인천시청·여자 73㎏초과급) 등 넷뿐이다.

경기 전날 계체량을 통과해야 하는 체급별 경기의 특성상 갑작스런 일정 변경은 선수들 컨디션 관리에 결정적인 변수가 된다.

남자 대표팀 코치인 류병관 용인대 교수는 “대표자 회의에서는 일정 변경에 대해 이렇다할 설명도 없이 그저 ‘여러 사람의 의견을 수렴했다. 이것이 최종 일정이니 더는 바꿀 수 없다’면서 다른 참가국들의 반발을 무시했다. 중국 오픈대회도 아니고 이것이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며 어이없어했다. 류 교수는 이어 “중국 코치에게 물어보니 자기들은 이미 바뀐 일정에 맞춰 훈련해왔다고 하더라”고 전해 경기일정 변경이 자국선수의 반사적 이익을 노린 중국의 텃세일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한편 남녀 12체급에서 8개 이상의 금메달을 노리는 한국은 종주국의 자존심으로 중국의 텃세를 실력으로 이겨내겠다는 각오다. 첫날인 17일에는 당초 일정대로 장경훈, 황미나가 출전해 금메달에 도전하고 이틀 경기가 앞당겨진 박용현이 중국의 텃세에 맞선다. 18일에는 이성혜, 권은경(이상 삼성에스원)이 여자선수로는 처음 대회 2연패에 도전장에 낸다. 고교생 국가대표 이대훈은 19일 장세욱(용인대) 노은실(경희대) 강보현(한국체대)과 함께 금맥사냥에 나선다.

서완석 부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