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병 통계 대해부-① 뇌혈관질환] 뇌졸중 진료, 계룡시 46.9% 급증… 20~30대도 빨간불
입력 2010-11-16 18:27
뇌혈관질환 진료인원이 해마다 증가할 뿐 아니라 증가폭이 커지고 있다는 것은 앞으로도 이 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많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특히 20대와 30대 진료인원이 많아지고 있어 이 질환에 대한 주의가 요구된다. 본보 보도가 연령별·지역별 발병 원인을 찾는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20·30대 증가율, 40대보다 높아=통계 분석에서 나타난 특징은 매년 진료인원이 전년도 증가분보다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06년 뇌혈관질환 진료인원은 2005년에 비해 4만1916명이 늘었는데 비해 2007년은 전년보다 6만1562명이 많았다. 2008년은 2007년에 비해 6만3555명이 증가했다.
연령 구간별로 40∼44세를 제외한 모든 구간에서 2008년 뇌혈관질환 진료인원이 2004년에 비해 많아졌다. 특히 25∼29세 구간은 16.2%, 35∼39세 구간은 13.0% 증가했다. 40∼44세 구간은 진료인원이 오히려 5.3% 감소했다. 10세 구간 단위로 분석한 결과 각각 진료인원 증가율이 20대 10.7%, 30대 10.5%, 40대 7.4%였다.
의사 및 보건통계 전문가들은 인구 고령화와 식습관 변화 등으로 뇌혈관질환 발병이 많아졌다고 판단하고 있다. 동시에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갈수록 검사를 더 적극적으로 받는 경향이 강해져 진료 인원이 대폭 늘어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다만 40∼44세 뇌혈관질환 진료인원이 감소한 점을 두고 전문가들은 ‘통계적 우연’일 수도 있다는 의견을 표시했다. 홍근식 대한뇌졸중학회 홍보이사는 “연령대별 차이를 정확히 분석한 국내 자료는 아직까지 없다”면서 “젊은 남성에게 뇌졸중이 생기는 주 원인은 흡연이고, 고혈압과 고지혈증도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65세 이상의 경우 남성보다 여성 환자 더 많아=성별로는 대부분 연령 구간에서 남성이 여성에 비해 진료인원이 많았다. 남성에게 뇌졸중이 더 많이 발생한다는 말이 확인된 셈이다. 그런데 65세 이상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역전됐다.
2004년과 2008년 모두 65세 이상 여성이 남성에 비해 뇌혈관 진료인원이 많았고, 격차는 시간이 지나면서 더 벌어졌다. 2004년에는 남성이 13만1967명, 여성이 16만8037명이었고 2008년에는 남성 20만5355명, 여성 26만4534명이었다. 여성이 평균적으로 남성보다 더 오래 산다는 점을 고려할 때, 뇌혈관질환이 고령화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시켜준 것으로 분석된다.
김종성 서울아산병원 뇌졸중센터장은 전체적으로 65세 이상에서 뇌혈관질환 진료인원이 급증하는 이유로 검진 횟수 증가를 들었다. 그는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요즘은 많이 받는다. 증상이 없거나 심각하지 않은 수준의 뇌졸중도 통계에 반영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시에서 증가율 높아=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바탕으로 실시한 시·군·구별 분석에서 흥미로운 사실이 나타났다. 인구대비 진료인원은 고령인구가 많은 군(郡) 지역이 상대적으로 많지만, 증가율은 도시 지역이 높다는 점이다.
2008년 기준으로 진료인원이 인구대비 가장 많은 곳은 전북 부안군으로 군 전체인구(4만7536명) 가운데 3.7%인 1733명이 뇌혈관질환 진료자였다. 경북 예천군(3.1%), 전북 임실군(2.8%), 전남 영광군(2.7%)이 뒤를 이었다. 인구대비 진료인원이 가장 적은 곳은 경기도 시흥시(1.09%)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1.11%) 인천 계양구(1.13%) 순이었다.
반면 2006년과 2008년 사이 진료인원 증가율로 따졌을 때는 충남 계룡시가 46.9% 증가해(405명에서 762명) 전국 시·군·구 가운데 1위였다. 2위는 충남 천안시(46.5%), 3위는 대전 유성구(43.0%)였고,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42.7%)와 경기도 화성시(42.5%) 등 중소도시 지역이 그 다음이었다.
진료인원이 가장 크게 감소한 곳은 경북 의성군으로 2006년 1719명이던 진료인원이 2008년 1027명으로 -67.4%였다. 이어 경북 청송군(-59.8%) 충남 서천군(-56.5%) 경북 청도군(-54.9%) 순이었다.
연세대 보건대학원 지선하 교수는 “증가율이 높은 곳은 고혈압, 당뇨, 흡연 등 뇌혈관질환과 관련된 위험요인을 통제하지 못한 데다 재발 환자 역시 많았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태림 한국보건정보통계학회 회장은 “병원이 새로 들어와 증가율이 높아진 것처럼 보일 수 있고, 뇌혈관질환에 취약한 인구가 유입됐을 수도 있다. 숨어 있는 요인을 찾아내야 질환과 환경의 연관성을 정확히 밝힐 수 있다”고 말했다.
특별기획팀=김호경 권기석 우성규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