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찔린 현대차 망연자실… “자금력 우위 믿었는데” 허탈
입력 2010-11-16 18:24
현대자동차그룹은 16일 현대건설 인수 실패에 대해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자금력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자신했던 만큼 의외의 결과를 선뜻 받아들이지 못하는 분위기다.
더구나 정몽구 회장이 현대건설을 인수하려는 의지가 강했고, 인수전에 총력을 쏟은 만큼 글로벌 기업으로서 자존심에도 상처를 입게 됐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금 동원 능력은 물론 장기적인 경영능력에서도 절대적인 우위에 있었기에 승리를 자신하고 있었는데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와 당혹스럽다”며 “패인은 결국 가격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앞선 자금력만 믿고 인수를 확신한 채 방심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또 세대교체가 예상되는 연말 인사에서 현대건설 인수 실패에 대한 문책까지 더해져 교체폭이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시장 논리에 따라 적정한 가격과 조건을 제출했고 입찰 절차에서도 투명하고 공정하게 최선을 다했지만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지 못했다”면서 “채권단이 현대건설을 위한 최선의 판단을 했을 것이라 생각하며 현대건설의 견실한 발전을 기대하겠다”는 공식입장을 내놨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