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적통 이을 것”… 재계 순위 14위로 껑충

입력 2010-11-16 18:23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현대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데 대해 “현대그룹 옛 영광을 재건하겠다”고 밝혔다. 현 회장은 16일 공식 발표문을 통해 “고(故) 정주영, 정몽헌 두 선대 회장이 만들고 발전시킨 현대건설을 되찾은 만큼 현대그룹의 적통(嫡統)성을 세우고 옛 영광을 재건할 수 있도록 현대건설 임직원들과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현대그룹은 현대건설 인수를 통해 재계순위 상승은 물론 미래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게 됐다. 재계 21위에서 현대건설을 합치면 자산 규모 22조3000억원, 매출액 21조4000억원으로 14위(공기업 제외)로 뛰어오르게 된다. 또 주력계열사인 현대상선 중심의 매출 구조에서 탈피,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도 가능하게 됐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미래 블루오션이 될 대북 인프라 개발 및 북방사업 추진을 위한 강력한 성장동력을 확보했다”면서 “그룹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그룹이 북한의 전력·통신·철도·비행장 등 7대 남북경협사업권을 갖고 있는 만큼 현대건설이 향후 30년간 150조∼400조원에 이르는 북한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에 우선적으로 참여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계열사 간 시너지효과도 크다. 현대상선·현대로지엠은 건설자재·플랜트 설비 등의 국내외 수송을 담당하고, 현대증권은 현대건설과의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통한 수익증대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게 현대그룹 측 설명이다. 또 현대엘리베이터는 건설에 필요한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 등 운반기기의 안정적 공급 및 해외사업 동반진출로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경영권 방어에도 성공했다. 현대그룹은 현대건설이 보유한 현대상선 보유지분 8.30%를 확보, 우호지분까지 합쳐 51.7%의 지분을 갖게 됐다. 현대건설이 현대자동차그룹에 넘어갔다면 현대중공업 등 범 현대가가 보유한 현대상선 지분(32.29%)과 합칠 경우 경영권을 위협받을 상황이었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