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구글·애플, 주도권 혈투 가열

입력 2010-11-16 18:31


디지털 세상의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한 미국 정보기술(IT)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구글과 페이스북, 애플은 15일과 16일 잇따라 획기적인 신제품을 발표했다. 서로를 겨냥한 새로운 서비스와 상품이라서 그 성패에 따라 디지털 세상의 판도가 바뀔 가능성이 높다.

먼저 포문을 연 곳은 인기 급상승 중인 페이스북이다.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이자 20대 나이로 갑부 반열에 오른 마크 주커버그는 15일 문자메시지, 전자우편, 메신저,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합한 차세대 메시징시스템을 발표했다. 3억5000만명의 가입자에게 이메일 주소(@facebook.com)를 발급, 인터넷으로 주고받는 모든 메시지를 페이스북으로 단일화하겠다는 야심작이다. 주커버그는 “앞으로 인터넷 전화나 영상통화까지 가능해질 것”이라며 “이메일은 점점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IT전문매체들은 페이스북의 이 시스템을 ‘이메일 킬러’라고 불렀다. 특히 사용자가 2억명에 이르는 구글의 지메일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측했다.

불과 몇 시간 뒤 에릭 슈미트 구글 CEO도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웹2.0’ 콘퍼런스 직후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는 “경쟁이 치열할수록 시장은 더 커진다”며 걱정할 것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슈미트는 “지메일 사용자는 페이스북으로 모든 정보를 옮길 수 있지만, 페이스북은 그런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면서 “인터넷의 근본정신은 개방성”이라고 반격했다. 구글은 페이스북을 겨냥한 소셜서비스 ‘버즈(Buzz)’를 이미 제공하고 있다.

구글은 이날 자체 블로그에 중국 베트남 이란 터키 등의 인터넷 검열을 지적하면서 “미국 정부는 이를 불공정 무역장벽으로 간주하고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슈미트는 또 다른 맞수인 애플을 겨냥해 새로운 상품을 선보였다. 온라인 결제시스템을 갖춘 최신 스마트폰이었다. 슈미트는 “쇼핑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희미해지고 있다”며 “스마트폰이 신용카드를 대신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가 선보인 스마트폰은 삼성이 만든 ‘넥서스S’라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애플도 이튿날 빅뉴스를 생산했다.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설의 록밴드 비틀스(beatles)의 음악을 애플이 온라인에 처음으로 공개한다고 16일 보도했다. 비틀스는 그동안 어떤 온라인 서비스에도 음원을 공개하지 않았다. 매년 최고의 판매고를 기록해 온 비틀스가 애플의 온라인 장터인 아이튠스에 등장할 경우 온라인 음원 매출에서 다른 경쟁자들을 압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